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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5-01 트위터
  • 지난주 집안내 결혼식에 갔다가 그 형님과 눈이 마주쳤다. 체격이 좋고 준수해 보이는 사람 물론 집안으로 따지면 친척형인데 나이는 나보다 다섯살 위지만 여전히 좋게 보인다. 빙그레 웃는 모습이 나이가 들어 옛모습은 아니지만 어릴때 그의 모습이 자꾸 떠오른다. ♡ 같은 동네에 서로 이웃집간에 형과 우리또래 셋이서 잘 어울리며 놀았는데 그 시절은 주로 썰매타기, 연날리기, 숨박꼭질하기.. 어느날 우리는 강가에 어항으로 고기를 잡으러 갔다. 유리어항입구에 된장을 발라넣고 물살이 있는곳에 돌로 막아 그 밑에 두고 얼추 시간되면 꺼내오면 되는데 주로 날피리라는 은빛나는 물고기를 많이 잡곤했다. 한참 기다리는 시간에 형이 팬티를 벗어버리고 모래에 덜렁 누웠다. 우리는 형의 성기주변에 모래성을 쌓고 만지고 모래를 뚫고 발기된 것이 탑으로 되기도 한다. 그당시 형은 중학생이었는데 형은 눈을 감고 우린 열심히 만지며 신기해 하고 털을 빗어주기도 하는데 나도 꿈틀대는걸 만져보며 신기해 하며 고추표피를 벗겼다 쒸웠다 하며 만지자 투명한 액체가 나온다. 형은 잠시 흥분을 했는지 나를 데리고 5미터 정도 떨어진 수풀이 있는 곳에 가서 눞는다. 바짝 세운 그것이 끄덕거리고 있었고 그 위로 올라오라는 거였다. 그러더니 나를 꼬옥 안더니만 비벼대는게 아닌가 "야..한번 빨아봐라" 비릿한거 같기도 하구 짭짤한거 같기도 하구 한참을 입에 넣고 오물거리다 빼고 하다 형이 나를 눞히더니 내 위로 덮치면서 비비는거다. "음 ..네가 젤 맘에 든다...가만있어봐" 그러더니 내 똥꼬에다 대고 들어올려고 하는거 같았다. 하지만 아프기만 하고 될수가 없는거 같았다. 아프다고 하자 형은 나를 안고 한참을 비벼대더니 아래가 뜨거워지면서 가만 있는거였다. 아무일도 없었다는듯 우리들은 다시 고기잡고 구워먹으면서 저녁이나 되서야 집에 들어갔다. 그날 이후 모여서 놀다보면 형은 가끔씩 방에서도 나를 안고서 비벼대곤 했다 "야..엄마아빠는 밤에 이렇게 하는거야" 그때만 해도 난 성에 대해서 모르는때라 그져 놀아주는 형이 좋았을 뿐이다. ♡ "그동안 잘 지냈냐?" "형은 여전하네..잘 계신거죠?" 뭔가 좀 서먹한거 같기도 하고.. 이젠 장년이 다 되어 자식들 출가보내고 열심히들 살고있지만 형과 나 사이에 뭔가가 이상야릇한 것이 서로 서먹한거 같았다
    2026-05-03 나의 백일장
  • "김목수님 빨아봐도돼요..? 허락을 해줘야 빨죠.." 그가 웃으며 고개를 살짝 끄덕인다. 나는 김목수님을 다시 뒤로 눕혔다. 다리를 들어올리고 그의 애널을 빨아주었다. 아저씨는 깜짝놀라 "아뇨..아니...거기말고.." "왜요?.. 아..말씀을 하시지..난또.." ㅎㅎ.. 그렇게 아저씨 물건을 처음으로 입에 넣었다. 사장님도 슬그머니 곁으로 다가온다. 나는 내바지와 팬티를 내리고 사장님을 향해 엉덩이를 세웠다. 가방에 젤이 있다고 손짓을하자 사장님은 젤을 가지고와서 내 엉덩이에 젤을 발랐다. 잠시후 사장님의 물건이 천천히 내게 들어오는것같다. 정말 오랜만에 누군가의 물건을 받아본다. "윽..으음..헉" 김목수님의 물건을 계속빨아주자 조금씩 다시 일어선다. 손가락에 젤을 발라 아저씨 애널에 살며시 넣어보았다. 보드라운 감촉에 생각보다 쉽게 손가락이 들어갔다. 아저씨는 더이상 거부할마음도 기운도 없는듯보였다. 더 깊숙히..손가락을 넣으며 목젖에 닿을정도로 아저씨 물건을 입속에 넣었다. 아저씨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새어나온다. "으으으으으..음....." 모텔사장님은 열심히 내 애널을 자극하고있다. 많이 흥분된 모습으로 금방이라도 사정을 할듯 보였다. 왠지 나도 처음 느껴보는 쾌감이다. 사장님 기술이 좋은건지.. 물건이 좋은건지.. 날 더욱 흥분시켰다. 결국 사장님은 더이상 참지못하고 내 몸속에서 사정을 했다. 움찔거리는 그의 물건이 몸속에서 느껴진다. 내 애널을 몸속 깊은 곳에서 들어올리는 느낌이다. 그의 듬직한 몸만큼 물건의 힘이 좋다.. .... 나는 김목수님의 애널에서 손가락을 빼고 손에 묻은 젤을 내 물건에 발랐다. 살짝 그의 애널에 물건을 비벼본다. "넣어볼까요?" 그의 대답을 듣고싶었다. "살살..요" 김목수님의 고추는 발기되어 딱딱하게 서있었다. 하얗고 뽀얀 속살처럼 물건도 참 깨끗하다. 적당한 굵기에 길이도 비율이 딱맞는것같았다. 좀처럼 보기힘든 물건이었다. 천천히 그의 애널속에 넣어본다. 생각보다 쉽게 그의 애널이 열리는듯했다. 내 물건을 쥐고 위아래로 흔들며 애널입구부터 조금씩 넓혀나갔다. 그가 엉덩이에 힘을주어도 애널이 닿히지 않도록 내 물건을 조금씩 넣어가며 한쪽으로 계속 들어올렸다. 그렇게 그의 몸속에 모두 들어갔다. 퍼벅..처벅처벅.. 아저씨의 얼굴을 보면서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고통스러운지 얼굴을 찌푸리고 있었지만 참고 있는건지 빼란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아저씨의 물건은 금방이라도 터질 듯 빠짝 세워진 상태였다. 애널에 물건이 들어올 때 대부분 발기가 죽는 편인데 아저씨는 처음 상태 그대로 였다. 박음질을 하면서 그의 물건을 잡고 흔들었다. "아..아아..악..헉헉.." 분명 아파서 내는 소리는 아니었다. 눈을 감고 머리를 최대한 뒤로 눕힌체 그의 입에선 연신 신음이 흘러 나오고 있다. 그때 욕실에선 나온 모텔사장님이 한마디 하신다. "우리 김목수님 아주 좋아 죽는구먼 ㅎㅎ" 그러더니 아저씨의 물건을 잡고 흔들기 시작한다. 아저씨의 신음은 더 커지고 얼마안가 그의 물건에서 허연액이 뿜어져 나온다. "아아악..으윽.." 배꼽 주위와 음모에 뿌려진 액을 문지르자 나는 더욱 흥분이 되어 더 세게 박아댔다. 이미 달아오른 내 몸은 더욱 뜨거워 졌고 얼마 되지않아 아저씨의 몸속에 사정을 하고말았다. .끝.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2026-05-02 나의 백일장
  • 그때였다. 아주머니와 눈이 마주쳤다. '아??...어??..날 보고있는건가?' 눈을 감았다. 순간..어..어떡하지..어떡하지 머리속이하얂다. 다시 실눈을 떠본다. 이상하다. 눈이마주친듯한데 똑같은 모습이다. 아저씨는 고개를 박고있어 날보지는 못하겠지만.. 아주머니는 내쪽을 보고있는 모습이다. 어... 날 보고있는건가? 그상태에서 고개를 돌릴수도없고... 그냥 눈을 뜨고 가만히 있었다. 분명 내쪽을 계속보고있는데.. 눈이 마주친게 분명한데.. 그냥 모르는척 넘어가려는가..? 지켜보라는 뜻인가..? 아주머니는 이불을 걷어서 아예 발밑으로 치워버리신다. 그러더니 내이불도 걷어서 발밑으로 걷어내버리는것이 아닌가.. 아..이건 또 뭐야..쓰벌.. 이제는 자는척을할수도없다.. 뭘 어쩐다냐..젠장.. 몰래 부부관계나 훔처보는놈이 되어버린건가.. 가슴은 콩닥거리고.. 순간 화도나는것같고.. 어떤감정인지 알수가 없다. 난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않았다. 내가 자리를 비켜주기를 원하는건가..이런씨.. 나는 일어나 밖으로 나갈려고했다. 그런데..이게 뭔가 아주머니가 슬그머니 내손을 잡더니 자기쪽으로 끌어당긴다. 아저씨는 엉덩이를 들고 그자세 그대로다. '아니..이 아저씨는 도대체 이 상황에서 뭐하고있는거야..지금..쓰벌.. 송장이야' 아주머니는 계속 내손을 잡아당기더니 내 바지와 속옷을 쓰윽 내리고는 내물건을 빨려고했다. '아..이게 지금 뭐하는거지..같이하자는건가..' 내가 주츰 뒤로 엉덩이를 빼자 다시 자기쪽으로 잡아당겼다. 이미 내물건을 땡땡히 서있었고 흥분한 모습을 감출도리가없다. 어쩐다냐...난 그냥 가만히 서 있을수 밖에 없었다. 아주머니는 내물건을 빨며 아저씨 불알도 만지고... 아저씨는 여전히 송장처럼 엎드려 있었다. 난 아주머니보다..바보처럼 쭈구려 엉덩이를 들고있는 이 아저씨가 더 이상하다.. 뭐하는건지.. 아주머니가 내팔을 끌더니 아저씨 엉덩이 뒤쪽으로 돌려세우고는 아저씨 애널에 내 물건을 비벼준다. '아..이거 뭔가 이상하게 돌아간다..' 아주머니는 내물건을 잡고 아예 아저씨 애널에 집어넣으려고한다. 아버지뻘의 장년의 엉덩이에.. 그것도 부인앞에서.. 참 미묘하고 몽롱한느낌이다. 어떤느낌일까..본능적이라고할까.. 아저씨 엉덩이를 양속으로 잡고 조금씩 밀어넣었다. 여자의 그것과는 다른느낌이다. 20대초반의 여성의 질보다 더 조이는 느낌이다. 아저씨는 엉덩이를 더욱 들어올리며 더 깊숙히 넣어달라고 하는듯 했다. 흥분이된다. 정말 난생처음 그렇게 흥분한건 처음이었다. 아주머니는 아저씨 밑으로 들어가 아저씨 물건을 빨고있었다. .... 얼마되지않아 나는 아저씨 애널속에 사정을하고말았다. 나는 사정을 잘 하지않는편이었는데 내평생 그렇게 빨리사정한것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사정을 하고 그의 애널에서 내 성기를 빼냈다. 애널에서 정액이 흘러내리는듯보였다. 이불에 뭔가 뚝뚝떨어지는소리가 난다. 아저씨는 그제서야 고개를 들고는 내쪽으로 돌아선다. 그가 사정하고 정액이 범벅이된 내성기를 입으로 가져가더니 깊숙히 빨아준다. 아..기분이 또 야릇하다. 그냥 난 그순간 가만히 있을수밖에 없었다. 낮에본 그얼굴.. 선한 인상의 장년이 분명하다. 그가 내 물건을빨고있다니..내가 꿈을꾸고있는건가.. 흐릿한 불빛속에서 아주머니는 아저씨 애널에 손가락을넣고 그의 물건을 흔들고있었다. 얼마후 아저씨는 사정을 하고 있었다. 이불위에 그대로.. 이야기를 여기까지 했을때 모텔사장님과 김목수님은 흥분을 한건지.. 호기심에 찬 눈으로 날 빤히 바라보고있다. 난 김목수님 아랫도리를 슬쩍 쳐다봤다. 약간 흥분된모습이다. 팬티가 볼록히 올라와있다. "그래서..그렇게 처음 애널섹스를 해봤어요.." 난 멋쩍은듯 손으로 머리를 쓱쓱 긁으며 김목수님을 쳐다봤다. 나의 경험담에 두분은 잠시 뭔가를 생각하는모습이다. 모텔사장님은 이미 앞섭이 발딱일어선게 흥분된 모습이다. "사장님은 흥분되셨나봐요? 물건이 일어선것같은데요.." 그의 앞섭을 손으로 가리치며 장난을 쳤다. "에이..남자들끼리..그랬다는데...우린 그런얘기 별로안좋아해..ㅎㅎ 그런데 이상하게 자네가 했다니까..흥분이 되기는하는데 ㅎㅎ" 그가 앞섶을 손으로 슥슥만지며 약간 부끄러운지 감추려고한다. "이 친구는 현장일 다니면서 별걸 다하고 돌아다니는구만..." 나는 계속 사장님 물건을 가르키며 장난을 걸었다. "그거.. 흥분해서 뭐가 흘러나온거아니예요..앞이 촉촉히 젖은거같은데..." 사장님은 자기껄 슬쩍 내려다 보더니 "이친구 농담은..우리는 뒷집순이가 임신을 했다는 소리만 들어도 물건이 서..그런이야기듣고 안스는게 이상하지.." 나는 아저씨도 슬쩍 쳐다봤다. "김목수님도 그거 선거아니예요? ㅎㅎ 흥분하신거 같은데.." "네?? ㅎㅎ" 아저씨도 약간 당황했는지 슬쩍 자기 물건을 만져본다. "나는 김목수님보니까..그때 그분이랑 닮은것도 같고..왠지 흥분되는데요.." 이야기를꺼내며 아저씨 다리위에 손을 올려놓고 허벅지를 슥슥 비벼댔다. 아저씨가 움찔 놀라는 모습이다. ㅎㅎ "김목수님 고추한번봐요.." 나는 스윽 그를 뒤로밀어 방바닥에 눕혔다. "아이..왜요?ㅎㅎ;; 하지마세요.." "에이..가만있어봐요..김목수님꺼 한번 보고싶어서그래요.." 나는 한손으로는 그의 속옷을 벗겼다. 아저씨는 몸을 뒤척이며 일어설려고했지만 내 힘을 당할수는없었다. 나는 마른편이었지만 군살이 전혀없는 골격이 좋은몸이라 현장일을 할때도 힘을잘쓰는편이다. 아저씨 양팔을 허리춤에 붙여 차렷자세가 되게 양손목을 꽉 누르고 위에서 아저씨를 가만히 내려다보고있었다. 아저씨는 내가 자신을 강간이라도 할것처럼보였는지 몸을 뒤척이며 빠져날갈려고 힘을 써보지만 꼼짝도 할수없다. "왜그래요..하지마세요.." 아저씨는 몸이 경직되서는 눈을 감고 파르르 떠는 모습이다. ㅎㅎ..그 모습이 귀엽다.. "에이 누가 강간이라도 한데요..앞서가시긴.." 나는 그의 손을 놔주고 다시 털석 술자리에 앉았다. 모텔사장님은 멀뚱히 지켜보시더니 웃으시며 내 머리를 다시 꽁 쥐어박는다. "이친구 이거 김목수님도 따먹을려고 그러네..." "에이..난 싫다고하는사람 안건드려요..인격이있지..ㅎㅎ" 아저씨는 순식간에 발가벗겨진채 술자리에서 한발짝정도 떨어져 놀란가슴을 진정시키는지 꼼짝 않고 계신다.ㅎㅎ "에이..김목수님 제 사랑 안받아줘서 속옷안드릴겁니다." 하면서 주머니속에 벗긴 속옷을 쑤셔 넣었다. "안되겠다..사장님이라도 따먹어야지.." 슬금 사장님 벨트에 손을뻗혀 사장님 바지를 벗기려들었다. "난 김목수님 대타냐.." 또 머리 쥐어박으신다... "아휴.. 사장님은 제 자꾸 성감대를 때려요..흥분되게.." 그의 바지와 팬티를 벗기고 물건을 빨아주었다. 사장님은 김목수님 눈치가 보였는지 슬쩍 엉덩이를 뺀다. "어허..가만있어요..깨물어버릴거예요.." 그렇게 사장님 다리를 한손으로 치켜 들어올리고 물건을 빨아주었다. 그의 애널도 슬금슬금 같이 빨아주었다. 사장님은 점점 흥분이 되는지 물건이 터질듯 부풀어 올랐다. 김목수님은 뭐하고 계시나..슬쩍 쳐다봤다. 나랑 눈이마주치자 언능 피한다. "김목수님 혼자 뭐해요..이리와요..빨아줄께요..서로 볼거다본사이에..언능요..어허..안오면..돈안드릴겁니다.." 아저씨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눈치다. 내가 다시 김목수님쪽으로 슬그머니 다가가자 이번에는 가만히있는다. 나는 아저씨앞에 다가갔다. 아저씨는 약간 긴장한 눈치로 몸을 뒤로빼고있다. 내가 계속 그렇게 가만히있자 아저씨는 멎쩍은 듯 웃는다. "김목수님 빨아봐도 돼요..?
    2026-05-01 나의 백일장
  • 장사를 잘 하고 있오?" "그런대로 잘 되고 있나봐요. 큰 어머님이 가끔씩 다녀 오시는데 기분이 상하시지 않고 오시는 것을 보면 그런 것 같아요." "그래야지! 당신이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것처럼 고마운 일이 어디에 있겠소?" "사장님은 언제나 저를 걱정을 해 주시니...." "내가 당신을 사랑하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지!" "이제 그만 결혼을 하세요." "결혼? 누구하고?" "이쁘고 참한 아가씨하고요." "당신을 두고 내가 다른 여자하고 결혼을 하리라 생각하오?" "저는 사장님하고는 어울리지 않아요." "그건 내가 결정하는 것이오. 당신이 아니면 다른 어떤 여자하고도 결혼을 하지 않으리다." 지영은 그런 권윤석의 마음을 받아 들이지 못하는 자신의 과거가 한없이 원망스럽다. 이미 이혼한 경력을 가지고 있고 두 아이의 엄마인 자신이 어떻게 아직도 총각인 그의 청을 받아드릴 수가 있겠는가. 이제 권윤석은 자신의 마음을 감추려하지 않는다. 오랜 세월을 오직 지영을 바라보고 살아왔던 권윤석이다. 지영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지켜보며 그녀의 바람막이가 되어 주었고 기둥이 되어주었던 권윤석이였다. 지영의 아이들을 사랑하고 있었고 지영의 모든 것을 사랑하고 있는 그다. 그러나 아직도 그는 지영에게 결혼을 하자는 말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우진과 예진이도 권윤석을 무척 잘 따르고 있었다. 허지만 아직도 감수성이 예민한 나이의 아이들이다. 엄마의 재혼으로 그 아이들이 상처를 받는다면 지영의 고통이 얼마나 클 것인가. 권윤석은 하나에서 부터 열까지 지영의 입장이 되어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권윤석의 마음을 알고 있는 지영은 고맙기고도 하고 그런 윤석이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싶은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감히 자신이 넘볼수가 없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사장님! 지금도 결혼이 너무나 늦었어요. 이제는 저에 대한 생각은 하지 말고 결혼을 하세요. 그래야만 저도 마음 편히 사장님을 볼 수가 있을 것만 같아요." "지영! 당신은 나를 사랑하고 있지 않소?" "제가 어떻게 감히 사장님을 사랑할 수가 있겠습니까?" "그건 무슨 소리요?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로 해석을 해야만 하오?" "..................." "정말 그런 것이오?" "저도 사장님을 사랑하지 않는다고는 말을 할 수가 없어요. 허지만 저는 이미 결혼을 했던 사람이고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고 계시잖아요?" "그것을 내가 모르고 하는 소리 같소? 당신의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있는 것이오. 내가 아는 당신을 있는 그대로 말이오." "허지만 저는 그것을 받을 만한 자격이 없어요." 지영은 마음이 답답하다. 자신의 모든 것을 사랑하고 있음을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어떻게 그 사랑을 선뜻 받아 들이겠는가. "당신의 마음만을 알면 됐소! 결혼을 하자고 당신을 괴롭히지 않으리다. 언젠가는 우리가 서로 필요하다고 생각이 되었을때 그때 해도 늦지 않소!" "...................." "너무 부담을 갖지 마시오. 그저 당신이 마음편하고 행복할 수만 있다면 나는 더 바랄것이 없는 사람이오." 지영은 그런 권윤석의 마음을 받아 들이고 싶었다. 지금까지 단 한 순간도 마음이 변하지 않고 자신을 사랑해 준 사람이 어디에 또 있을 수가 있겠는가. 지영의 마음은 그에게 점점 다가가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의 여자가 되어 그의 곁에서 평생을 살 수만 있다면 하는 바램이 점점 크게 지영의 마음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생각들을 애써 떨쳐버리고 더욱 일에만 매달리는 지영이다. 아직은 아이들을 키워야한다. 지영은 시간을 만들어서 산에 계시는 자신의 어머니를 찾아간다. 어머니에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 놓고 싶은 그런 마음이다. 어머니의 모습을 그리면서 조용한 산사를 올라가는 지영이다. 어머니가 계시는 곳은 작고 조용한 암자였다. 암자는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러나 가파른 산길을 올라야 되는 곳에 있었기 때문에 여간해서는 좀처럼 찾아오기가 힘이 드는 것이다. 어머니는 십 여 년 전부터 이 암자의 주지 스님이 되셨던 것이다. 법명을 혜연스님으로 하시고 이 암자에 오시고 나서부터는 속세의 인연을 완전히 끊어버린 사람처럼 지영을 찾지도 않으신다. 지영은 가끔 몹시도 어머니가 그리웠다. 그러나 어머니의 마음에 파문을 일으키는 것이 어머니에게 상처를 주는 것같아서 그리움을 가슴 깊이 삭이곤 했던 것이다. 암자에 도착하자 나즈막히 불경소리가 들려온다. 지영은 입구에서 잠시 땀을 닦으면서 어머니의 불경소리를 듣는다. 참으로 좋은 음성이라고 생각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합장을 한다. 지영은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어디서 지영의 모습을 보았는지 작은 애기 스님이 나와서 합장을 하며 인사를 한다. "어서 오십시요." '스님! 안녕하십니까?" "네! 보살님께서도 편안하셨는지요?" "네! 헌데, 주지 스님께선 어디에 계십니가?" "지금 법당에서 불경을 하시고 계십니다. 이제 거의 끝날시간이 되었으니 잠시만 기다리시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지영은 인사를 하고 경내를 둘러본다. 참으로 고요하고 고즈녁한 법당의 경내였다. 평일이라서 그런지 신도들의 모습은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를 않는다. 이곳은 신도들이 그리 많지 않은 곳이다. 무슨 큰 행사가 아니고는 법석거리는 법이 없는 고요함에 묻혀서 지내는 곳이였다. 어머니의 성격대로 너무나 조용하고 고요하다. 지영은 어머니가 흥분을 하거나 큰 소리를 내시는 기억이 없다. 언제나 조용하면서도 이성을 잃지 않으시고 자신을 잘 다스리시는 그런 모습만이 생각이 된다. 큰 어머님이나 지숙이 아무리 경멸을 하거나 모욕을 주어도 모든것을 자신의 내면 속으로 그저 눌러 참고 계신 모습만이 지영의 기억 속에 남아 있었던 것이다. 아버지 앞에서도 언제나 조용히 남편의 말을 순종하면서 뜻을 따르기만 하던 어머니의 모습이었다. 한번도 큰 소리로 웃거나 떠드는 모습을 보지를 못했던 것같은 지영의 기억이다. "언제 왔느냐?" 얼마의 시간이 지났는지 옆에 오시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지를 못했는데 지영의 옆에서 물으신다. "어머니!" "안으로 들어오너라!" 지영은 혜연 스님을 따라 방으로 들어선다. 방안은 너무나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있었다. 한 켠에 이부자리가 곱게 개켜져 있었고 작은 앉은뱅이 책상에 책들과 목탁과 염주가 놓여져 있고 벽에는 한벌의 가사장삼이 곱게 걸려져 있을 뿐 다른 어느 가재 도구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그런 단아한 방이였다. 혜연 스님은 지영을 위해 조용히 차를 준비하신다. 차의 향이 온 방안에 퍼져 나간다. "바쁠텐데 어떻게 시간을 내었니?" "어머니가 보고 싶어서요." "................." 혜연 스님은 조용히 차를 따른다. "내가 왜 보고 싶니?" "자식이 어머니를 보고 싶어하는데 무슨 이유가 있어야 합니까?" "그저 모든 것을 잊고 살지." "어떻게 잊으라고 하십니까? 때로는 어머니가 얼마나 그리운지 아십니까?" "모든 것이 미망을 끊지를 못해서 그렇다. 너는 나에게 아픔 그 자체이다.' "그래서 저를 애써 잊으려고 하시는 겁니까?" "잊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느냐? 그저 잊으려고 할 뿐이다." "엄마!........" "마음에 무슨 괴로움이 있느냐?" 혜연 스님은 찻잔을 입으로 가져가면서 비로소 딸의 얼굴을 바로 마주한다. "그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괴롭습니다." "너를 도와주시는 사장님이 마음을 말하는 것이냐?" "네!" "너는 어떠하냐? 그 사람을 진실로 사랑한다고 확신을 하고 있니?" "사랑하고 있습니다. 허나 제가 사랑하기에는 너무나 큰 사람입니다." "지영아! 나는 네가 마음을 비우고 그 사람을 사랑했으면 한다. 진실로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지금의 혼란을 이겨내야만 하는 것이다. 네가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지 안다. 허나, 너의 모든 것을 이미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니까 그렇게 두려워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순수하게 마음을 받아 들이는 것이 네가 할 수있는 최선의 길이 아니겠는냐?" "허지만 아이들이 어떤 상처라도 받을까 또한 두렵기도 합니다." "................." "................." 엄마와 딸은 한 동안 아무런 말도 없이 차맛을 음미한다. "아이들 아버지의 소식은 아느냐?" "모릅니다. 알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애들 할머니의 마음도 과연 그럴까?" 지영은 스스로에게 놀라고 있었다. 시어머니의 마음을 전혀 헤아리지 못하고 있었던 자신이 무심함이 얼마나 서운해 하실까? "아마 그 어른께서는 몹시도 자식의 행방이 궁금하실 것이다. 또한 네 자식들의 아버지이기도 하니까 소삭을 알아보는 것이 아이들을 위해서나 그 어른을 위해서나 네가 해야 할 도리가 아닌가 싶다." "그렇지만 그러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습니다. 잊을수가 있고 지울수만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은 사람입니다." "그럴수만 있다면 무엇이 걱정이겠느냐? 허지만 아이들이 있고 그 어른이 계시는데 그럴 수만은 없지 않느냐?" "어머니! 이제는 저도 편안하고 행복해 지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모든 것을 깨끗이 해야만 한다. 네가 재혼을 한 이후에 아이들의 아버지가 아이들 문제를 제기하고 나오면 어떻게 하겠느냐? 또 그 어른을 네가 어떻게 하겠는냐?" "...................." "서두르지 말라! 모든 것에는 때와 순리가 있는 법이다. 지금의 네 입장으로는 재혼이 쉽지가 않다고 생각되는구나!" 지영은 어머니의 말이 무슨 뜻인지 잘 알고 있었다. 큰 어머니와 시어머니를 함께 모시고 살고 있는 지금의 지영의 입장으로는 모든 것이 어렵고 힘이든다. "큰 어머님의 마음이 조금도 달라지지 않아서 더 큰 걱정입니다." "그리 쉽게 변하실 어른이 아니시다. 좀 더 많은 인내가 필요하겠구나.' "그래도 때로는 너무나 힘이 듭니다." '내가 너에게 너무나 커다란 짐을 안기고 말았구나! 모든 것이 네가 짊어지고 가야할 업장인 걸 어떻게 하겠니?" 지영은 절로 한숨이 새어나온다. 그러나 혜연 스님은 못들은 척 하신다. 딸을 바라보는 혜연 스님의 눈가에는 촉촉한 이슬방울이 맺히는 것을 지영은 알지 못한다. 지영은 어머니의 품안에서 싫컷 울고만 싶었다. 그러나 자신의 눈앞에 있는 사람은 자신의 어머니이기보다 이미 속세의 모든 인연을 끊고 부처님께 귀의하신 스님이셨던 것이다. 옛날에 인자하시던 어머니의 모습은 아니었다. "지영아! 나를 의지하려 들지 말아라! 이미 나는 너에게 해 줄 것이 하나도 남아 있지를 않다. 너를 바라보는 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인것을." "어머니! 언제나 마음속에만 담아 두겠습니다. 제가 그리워하고 보고파 하던 어머니의 모습은 지금의 이런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어머니의 지금 이런 모습이 제겐 많은 힘이 되고 용기를 주고 계십니다." 지영은 자신의 심정을 솔직히 털어놓는다. "이제 어머니에 대한 제 걱정은 하지 않으렵니다." "그래! 걱정한다고 되는 것도 아닌 바에야 마음을 편히 가지고 지내도록 했으면 좋겠다." 지영이 가겠다고 하자 혜연 스님은 굳이 잡지를 않는다. 자신으로서는 더 이상 지영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없기도 하려니와 하룻밤 묵어간들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헤연 스님은 그저 산사의 아래까지 지영을 배웅할 뿐이다. 지신이 가지고 가야할 업장을 고스란히 떠안고 살아야 하는 딸의 뒷모습이 안스럽기만 한 것이다. 자신의 과거로 인해서 수 많은 고통과 번민을 안고 살아야 하는 지영을 떠올리기만 해도 가슴이 저려오는 통증을 느낀다. 모든 번민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자신을 보며 혜연 스님은 다시 법당으로 들어가서 목탁을 두두리며 자신의 번뇌를 끊어버리려는 불경을 독백한다. 지영은 멀리서 어머니의 독경소리가 들려오는 듯해서 자꾸만 뒤를 돌아보며 산에서 내려온다. 어머니를 만나고 내려가는 지영의 가슴은 무언지 모를 편안함에 험한 산길도 힘든 줄을 모르고 내려온다. 산 아래 주차해 놓은 차에 올랐을 때 무언가 모를 서러움이 가슴을 밀고 올라온다. 지영은 한참을 소리없는 눈물을 흘린다. 가슴이 조금은 시원해 진다. 긴 한숨을 내 쉬면서 차의 시동을 건다. 회사로 돌아오자 지영은 다시 일상생활속으로 빠져든다
    2026-05-03 나의 백일장
  • "지숙아! 너. 혹시 지영이 소식을 알고 있니?" "지영이?" "그래! 서울에 와서 살고 있다고 하던데 혹시 알고 있느냐고?" "그년 소식은 알아서 무엇을 하려고?" "무엇을 하다니? 그래도 여기보다 좀 넓게 살고 있으면 내가 그리로 갈까 해서지....." 지숙의 귀가 번쩍 뜨인다. "그래! 엄마가 그리로 가면 좋겠다." 지숙은 왜 진작에 그 생각을 하지 못했나 하는 마음으로 열심이 지영의 주소를 확인한다. 자신의 처지보다 별로 나을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어떻게 하든지 어머니를 지영에게 떠 넘기려고 열심히 수소문을 한다. 다행히 아이들을 지영이 데리고 있어서 아이들의 주소지를 확인을 해서 지영의 아파트를 찾아낸다. 마침 지영이 집에서 쉬는 날이었다. 아파트를 들어서자 두 눈이 휘둥그레지는 지숙이다. "언니! 여기는 어떻게?" "왜? 내가 오면 안되는 곳이냐? 도데체 얼마나 돈이 많은 남자를 꼬셨으면 이런 대궐같은 곳에서 살고있니?" "어서 들어와요." 지영은 지숙을 거실로 들어오게 한다. 지숙은 집안을 살피느라고 앉을 생각도 하지 않는다. "이렇게 살고 있으면서도 그리 연락을 하지 않았니? 니 엄마를 닮아서 너도 남의 첩생활을 하고 있겠지...." 지숙의 빈정거림에도 지영은 대꾸를 하지 않는다. "흥! 역시 피는 속일수가 없는 모양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네년이 무슨 재주로 이렇게 호사스럽게 살 수가 있느냔 말이다." 마침 차를 준비해서 들고 오던 노연희가 말을 한다. "말이 지나칩니다." "당신은 이혼한 며느리 집에 무슨 염치로 살고 있어요?" "언니! 언니가 상관할 일이 아니에요." "내가 상관할 일이 아니라...... 너 우리 엄마를 모셔야겠다. 이혼한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으니 설마 안 된다고 하지는 못하겠지? 네 년의 모녀 때문에 우리 엄마가 평생을 어떤 가슴앓이를 하고 살았는데 이제 와서 모른다고 하지는 못할거다." 완전히 일방적인 통고다. "갑자기 어떻게?........" '여러 소리 하지 말어! 내 우리 엄마를 여기로 모시고 올 테니까 그동안의 너의 모녀가 지은 죄를 조금이라도 갚는 마음에서 잘 해드려야 한다." "...................."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에 찾아보는 건데....." 지숙은 이제서야 알았다는 것이 못내 억울하다는 표정이다. 그러고 보니 지영의 차림새나 표정도 옛날의 지영의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 니가 하는 일은 뭐니?" "의상 디지이너일을 하고 있어요." "뭐? 네까짓 것이 무슨 디자이너? 기껏해야 흉내나 내면 그나마 다행이지." 지숙의 빈정거림은 계속된다. 그러나 지영은 어떤 말로도 설명을 하지 않는다. 이미 지숙의 성격을 잘 알고 있는 지영이다. 공연한 입씨름을 하고 싶지가 않았던 것이다. 지숙은 얼마 되지 않아서 송현숙을 데리고 온다. 송현숙은 완전한 상전이었다. 오자마자 안방을 내 놓으라고 당당히 말을 하고는 누가 뭐라기도 전에 안방을 차지해 버린다. 노 연희는 그런 송현숙을 바라보면서 기가 막혀서 아무 말도 하지를 못한다. "이봐요1 여기 물좀 가져다 달라고 한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안 가져다 주고 있는 거요?" "그쪽엔 손이 없소? 왜 내가 그쪽의 심부름을 한다는 말이오?" "뭐요? 여기가 누구 집인 줄 알고 그리 뻣뻣하게 나가는 거요? 여긴 내 막내 딸네 집이라는 것을 모르시요? 이혼을 했으면 아들네 집으로나 갈 일이지 여긴 무엇하러 와서 얻혀서 사는냐고? 갈데가 없어서 얻혀서 살고 있으면 일이나 열심히 할 것이지 어디다 대고 큰 소리는?......." 노연희는 억장이 무너져 내린다. 지금까지 조용하고 마음 편하던 집안에 완전히 아수랑장이다. 며느리라기보다 딸처럼 의지하며 집안의 살림을 맡아서 하고 아이들을 키우고 했던 조용하던 집안이었다. 이제 학교를 졸업하고 자신의 일을 당당하게 해 나가고 있는 며느리를 볼 때마다 가슴이 듬직하고 믿음직스러운 며느리가 있는 집에서 자신은 얼마나 행복해 하면서 편안함을 느끼고 살아 왔던가. 이제는 노연희의 마음이 단 일순간도 편안함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어머님! 큰어머니의 말씀을 그냥 무시하세요. 큰오빠만 나타나면 가실 것이니까 그때까지 어머님이 참아 주셔야만 해요." "그래! 알았다." 노연희로서는 달리 대답할 말이 없다. 달리 갈 곳이 있다면 이 집에서 떠나고 싶은 마음이었으나 그렇지 못한 자신의 처지가 한스러울 뿐이다. "너 돈을 좀 내 놓거라." "묵슨 돈을요?" "너만 이렇게 호사스럽게 살 생각이냐? 네 언니가 얼마나 고생을 하는지 알지 못해서 그러는 거냐? 우리 지숙이를 도와 주어야 한다." "지금 그럴 여유가 없습니다." "뭐야? 이 배은망덕한 년아! 내 지식은 어떤 고생을 하고 있는데 너만 이렇게 살고 있다고 지금 모른다고 하는거냐?" "큰 어머님! 너무 그렇게 억지를 부리지 마세요. 내가 그동안 어떻게 살아 왔는지 아시고나 계세요?" "이년아! 그걸 내가 알 필요가 어디 있냐? 또 너 하고 우리 지숙이하고 같다는 말이냐?" "아무리 그리하셔도 돈이 없어요." "네 년이 숨겨놓은 서방이 있는데 돈이 없다고? 너 같은 년들의 수작을 내가 모를 줄 알고 있냐?" "아이들도 있는데 말씀을 가려서 하세요. 언제까지 그렇게 욕을 하시고 그러실 겁니까?" "흥! 이젠 나에게 말 대답까지 하는구나! 감히 네 년이 내 말에 꼬리를 달아?" 송현숙의 음성은 사납고 날카로워진다. 지영은 너무나 가슴이 답답하다. 그렇다고 큰 어머님을 충족시켜드릴만한 돈이 있지도 않다. "큰 어머님! 지금은 그만한 돈이 없어요." "가지고 있는 것이라도 내 놔라! 오늘은 우리 지숙이한테라도 가 보고 와야 하겠다." 지영은 지갑을 열고는 돈을 꺼낸다. 송현숙은 돈을 보자 나꿔채듯 빼앗는다. 그리고는 아무소리도 없이 아파트를 나선다. "어멈아! 언제까지 또 이렇게 당하고 살거냐?" "언젠가는 끝날 날이 있겠지요. 어머님이 힘이 드시겠지만 저를 보고서라도 그냥 참아주세요. 아이들에게도 잘 다독여 주시고요." "그래! 내 네 맘을 왜 모르겠니? 아무걱정 말고 네 일이나 열심히 하거라!." 노연희는 며느리의 마음을 짐작하고는 자신을 추스린다. 이제 우진이와 예진이도 다컸다. 학교도 상급반에 올라가는 아이들의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진난날의 악몽들을 간신히 잊으며 살고 있는데 또 다시 이러한 시련이 며느리앞에 놓여 있는 것이다. 노 연희는 자신의 힘으로 어떻게해서든지 막을 수 있는데 까지 막아 주리라 새삼 결심을 한다. 자신의 아들에게서 받은 수 많은 고통을 아직도 잊지를 못하고 가끔씩 잠을 자면서 악몽을 꾸는 며느리의 모습을 볼 때마다 자신이 죄인인 것만 같아서 견딜 수 없게 마음이 조여왔던 것이다. 이제 겨우 그런 악몽에서 벗어나 본래의 밝고 총명한 모습으로 돌아오나 싶어서 마음이 안정이 되려나 할때에 이런 날벼락을 맞는 것이다. 송 현숙의 돈 타령은 끝간데가 없었다. 또한 자신의 쓰는 돈을 모두 지영이에게 떼를 쓰듯이 달라고 해 대는 것이다. 모든것에 사사건건 트집을 잡으면서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었다. 노 연희는 그라한 송현숙을 당해낼 재간이 없다. 그저 하루하루 한 숨만 늘어갈 뿐이다. 지영이는 집에만 들어가면 머리가 아프다. 공연한 트집으로 사람을 피곤하게 하고 힘들게 만드는 큰 어머님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른다. "지영아! 요즘 너무 힘들어 보인다." "아니에요. 그저 조금 신경을 쓰는 일이 있어서 그래요." "네 큰 어머님 때문이구나!" 권윤석은 근심스런 눈빚으로 지영을 바라본다. "시어머님이 너무 힘들어하셔서 걱정이에요." "이제야 네가 좀 편하겠구나 싶었더니....." 지영은 권윤석의 마음 씀씀이가 너무나 고마웠다. 항상 자시을 위해서 마음을 써주는 그의 마음에 보답할 길이 없었던 것이다. "이럴 때 이런 말을 해야 하는지 많이 생각을 해 보았다." "뭔데요?' "오래전부터의 구상이었어. 독자적인 메이커를 개발하고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 이제는 너에게 그것을 맡겨도 좋을 듯 싶은데....." "제가 감당을 할 수가 있을까요?" "넌 충분히 할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회사내에서 독단적으로 자체 개발을 해 보려고도 생각을 해 보았으나 새로운 이미지를 가지고 새 브랜드를 개발을 하려면 아무래도 따로 살림을 나야 할 것이 좋다고 생각하거든!" "그럼 회사를 따로 설립을 한다는 말이잖아요?" '그렇지! 중저가가 아닌 고가의 상품을 개발하지는 것이지. 네 디자인이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권 윤석의 믿음은 단호하다. 권 윤석은 어떻게 하든 지영을 성공시키고 싶은 마음이다. "어때? 그렇게 해 보는 것이 좋을거야!" "그렇게까지 저를 위해서 신경을 써 주신다니 저로서는 너무나 감사를 드려야 할 일이지만 어떻게 보답을 해야만 해요?" "열심히 해서 성공하는 것이지! 김 지영의 이름을 걸고 한번 해 보는거야!" 그렇게 해서 지영은 몹시 바빠지기 시작했다. 새로운 사무실을 구하고 매장과 작업실을 꾸미면서도 디자인을 연구하고 하느라고 집안 일에 신경을 쓸틈이 없었다. 지영은 윤석의 호의에 보답이라도 하려는 듯이 밤잠도 잊어가며 매달린다. 권윤석은 그런 지영을 바라보며 마음이 즐겁다. 권 윤석 자신도 지영을 사랑하고 있는 줄은 알지를 못했었다. 여학생이던 지영을 보고는 마음이 쏠리기는 했으나 그것이 사랑이라고는 생각하지를 않았었다. 지영이 학교를 졸업함과 동시에 결혼을 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잠시 가슴이 아프기도 했던 것이었으나 그런대로 지영을 잊고 있었는지 알았었다. 그저 까맣게 지영을 잊고 있었는지 알았던 것이다. 한 아름부부를 만나서 시간을 보내던 중에 우연히 지나는 말로 지영에 대해서 물었던 것이다. 지영의 불행한 결혼생활과 이혼했다는 말을 듣는 순간 권윤석의 마음은 심한 동요를 일으킨다. 윤석은 그것이 단순한 동정심이라 생각하며 지영을 도와 주기로 마음을 먹고는 모든 편리를 다 해서 지영의 모든것을 도와주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윤석은 자신의 마음이 지영을 사랑하고 있음을 느끼지만 그것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 자신을 발견하곤 했던 것이다. 결혼을 하려고 선을 보러 다녀보지만 지영의 모습이 아른 거릴 뿐이었다. 이제 권윤석은 자신의 마음을 속이려하지 않는다. 마음 가는대로 그저 흘러가리라 마음을 먹고 있는 윤석이다. 그런 그에게 지영의 고통과 번민은 참을 수가 없을 정도로 마음이 아파온다. 지영의 실력은 날로 향상이 되어서 디자이너로서도 인정을 받고 있는 것이다. 때때로 그녀의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옷들이 날개를 돋힌듯이 매진이 되곤 하는 것이다. 회사내에서도 그녀의 실력을 인정을 하고 그녀의 디자인이라면 무조건 옷을 만들곤 하는 정도였다. 때로는 심플하게 때로는 과감한 색상과 디자인이 소비자들의 심리를 잘 꽤뚫고 있었던 것이다. 윤석은 이제 그녀만의 세계를 만들어 주고 싶었다. 그녀의 이름을 걸고 그녀를 키우고 싶었던 것이다. 그렇게 윤석은 모든 준비를 하나하나 해 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윤석은 자신의 마음을 지영에게 말을 하지 않는다. 그것은 아직도 갈길이 먼 지영에게 조금이라도 자신으로 인해서 마음을 쓰게 하고 싶지가 않았던 것이기 때문이었다. 지영이 아이들과 좀 더 안정되고 편안한 삶을 즐길수 있을 때까지 곁에서 말없이 바라보면서 힘이 되어주고 싶은 그런 윤석의 사랑이다. 지영은 개점을 하기 전에 패션쑈를 준비한다. 디자이너로서의 이름을 얻기 위해서는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권윤석은 이름이 있는 탈랜트와 모델들을 섭외한다. 그러나 아직 그렇게 유명한 디자이너의 패션쑈가 아니라서 섭외는 힘이 들었다. 허지만 권윤석의 이름을 아는 모델들과 탈랜트들은 권윤석이 제시하는 파격적인 대우를 마다 하지는 않았다. 지영은 혼신의 힘을 다해서 밤샘 작업을 하면서 새로운 작품에 도전을 한다. 이번의 패션쑈를 성공리에 치루게 된다면 그가 오푼 하려고 하는 의상실은 성공을 거두게 되리라는 희망을 가지면서 자신의 정열을 다 해서 작품 하나 하나를 정성껏 준비를 한다. 기성복 시대에서 고가품을 겨냥한다는 것은 참으로 성공을 하기가 어려운 것이지만 그래도 자신의 이름을 걸고 도전해 보고 싶은 지영이다. 다행히 모델들과 탈랜트들이 무난히 섭외가 되었다. 그들의 유명세에 맞추어 주기 위해서도 지영은 온갖 정열을 다 쏟아 붓는다. 패션쑈는 대 성공을 거둔다. 이제 지영은 디자인으로서 명성을 얻으면서 새로운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그것은 권윤석의 노력과 사랑이 결실이다. 지영도 그의 마음을 알고 있었다. 그가 보여주는 사랑과 희생이 얼마나 크고 숭고한 것인지 잘 알고 있는 지영이지만 그의 그러한 마음을 모르는 척 마음을 닫고 있는 지영이였다. 자신의 처지로서 그의 마음을 받아 들인다는 것 자체가 그를 모독하는 것이라 생각하면서 애써 그의 마음을 모른 척 하면서 지내고 있는 것이다. 권윤석도 그런 지영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다. 애써 지영의 마음을 열게 만드려 노력하지 않는다. 지금 지영에겐 살아가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인 것이다. 삶에 지치게 하고 싶지도 않았고 지영을 자신으로 힘들게 만들고 싶지가 않은 권 윤석의 마음이다. 그저 바라보면서 좀 더 편안하게 여유를 가지면서 아이들을 키우고 성공하면서 자신의 일에 만죽하며 행복해 하는 지영을 보는 것이 그의 바램이었다. "김지영 컬렉션" 이라는 간판을 달고 개점을 오푼한다. 많은 사람들이 성황리에 찾아주면서 의상들을 구입한다. 매우 고가의 의상들이 판매가 되었던 것이다. 그녀의 의상들은 한점 한점이 같은 것이 있을 수가 없다. 고객의 취향과 체형을 생각해서 만들어진 것이라서 같은 의상을 만들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런 지영의 생각이 고객들을 감동 시키면서 단골 고객들의 수가 점차로 늘어나는 것이다. 지영은 일이 바빠서 집에를 자주 들어가지를 못하고 있었다. 가끔씩 집에 들어가는 날이면 큰 어머님의 심기를 살핀다. "큰 어머님! 어디 불편하신 곳은 없으셨어요?" "내가 여기서 마음이 편한줄 아니?" "뭐가 그리도 불편하세요?" "너는 하나 밖에 없는 네 언니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관심도 없지?" "죄송합니다. 워낙에 일이 많이 밀리고 바쁘다 보니 그렇게 되었네요. 시간을 내어 한번 찾아가 보겠습니다." "흥! 말이야 뻔질나지!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을 못한다더니 네가 꼭 그 모양아니냐? 네가 언제부터 그리도 잘나서 목에 힘을 뻣뻣이 주고 살았다고........." 송현숙은 지영을 보면 공연히 심사가 뒤틀린다. 자신의 딸이 그 고생을 하면서 지내고 있는데 지영이 이렇게 성공을 향해서 달리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 화가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 "가진 돈이 얼마나 있는지 돈을 내 놓으렴!" "돈을 드린지가 얼마 되지를 않았는데요?" "그깟 몇 푼을 주었다고 그리 생색을 내는 것이냐? 네 언니가 아파서 병원비를 써야한다." "언니가 어디가 아파요?" "낸들 알기나 하니? 그 고생을 하는데 안아프고 배기겠니?" "그럼 저랑 같이 가보세요. 많이 안 좋으면 그대로 두면 안되지요. 병원에 입원을 시켜서 원인을 알아야 하지요." 지영은 다시 외출 준비를 하고 송현숙과 함께 집을 나선다. 지숙의 집앞에 다다랐을때 동네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보았다. "아니? 무슨 일이 있나보다." 송 현숙은 사람들을 헤치고 집으로 들어선다. "야! 이년아! 어디 할 짓이 없어서 남의 서방을 꼬셔내?" 여인들 서너명이 지숙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방안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있었다. "니년들이 도데체 누구길레 여기와서 이 횡포야?" 송현숙은 여인들을 밀치면서 악을 쓴다. "너는 또 누구냐?" "엄마!" 지숙은 어머니를 보자 울음을 터 트린다. "오라! 바로 이년의 애미구나! 똑똑히 들으셔! 마침 잘 만났다. 저 년이 술집을 한다고 남의 서방을 꼬셔냈으니 어쩔거요?" "무슨 말을 하는거요? 우리 애는 절대로 그럴 아이가 아니란 말이오." "그래? 그럼 당신 딸년인 저년에게 직접 물어보시지?" "더 긴말 할 필요가 어디있어? 이 늙은년도 한패거리인거 같은데......" 여인 하나가 말을 하면서 세간들을 때려 부수고 있었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으나 말로 하시면 안되겠습니까?" 지영이 그들을 막고 나선다. "당신은 뭐야?" 마치 금방이라도 때릴 듯한 기세로 여인 하나가 다가온다. "저는 동생입니다." "이것들이 이제 아주 한 패거리로 몰려들었네!" 분위기는 살벌해진다. "아닙니다. 우연히 언니네 집에 왔다가 보게 된 것입니다. 무슨 일인지 앉으셔서 말을 하시지요." 지영은 그들의 마음을 달랜다. "좋소! 분명히 한 가지 약속을 해 주어야만 합니다." "말씀을 하시지요." "우선 이 동네를 떠나시오. 그리고 어떠한 일이 있어도 두번 다시 내 남편을 만나지 않는다는 각서를 쓰시요." "언니! 그런다고 해 주세요." 지숙은 얼마나 당했는지 머리가 다 뜯기고 얼굴이 엉망이 되어 있었다. 지숙은 겁먹은 눈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그들이 하는대로 각서를 써주자 그들은 자리에서 일어선다. "두번 다시 내 눈에 띄었다가는 네 년을 죽이고 말테다." 나가면서 한마디 말을 던진다. 그들이 다 가고나자 그제서야 지숙은 큰 소리로 울음을 터트린다. 지영은 무엇을 어찌해야 할지 난감했다. 지숙의 울음은 빨리 그치지 않고 있었다. "나 좀봐요!" 집 주인 여자가 다시 방문을 열고는 말을 한다. "지금 당장 방을 비워주시오. 애들을 키우는데 교육상 문제도 있거니와 우리집엔 그런 사람을 두고 싶지가 않으니 지금 당장 이 집에서 나가주시오." "누구 마음대로 나가라 마라하는거야?" 송현숙은 그러지 않아도 누구를 상대로 화풀이를 해야하나 하고 있던 차에 악을 쓴다. "여보시요! 남의 첩노릇을 하고 있는 사람을 내 집에다 둘 수가 없다는 말이외다." "누가 첩이야? 어떤 아가리가 그따위 막말을 하고 있난말야?" "이 아주머니가? 그럼, 좀 전까지 그 난리는 뭐였소? 내가 귀먹어리 봉사인 줄 아시오?" "그래도 어디다 함부로 주둥이를....." "큰 어머님! 잠 자코 계세요. 아주머니 알았습니다." 지영은 여기서 또 다시 큰 소리를 내어서 시비를 하려고하는 송현숙을 만류한다. "지숙아! 어서 일어나거라! 이마당에 할 수 있니? 지영이네로 가야지." 지영도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일어선다. 그러나 지숙은 그대로 움직이지를 않는다. "어서 일어나라니까!" "엄마! 실은 나 오늘 아침에 낙태 수술을 받고 와서 지금 기운이 하나도 없어!" "뭐? 네가 어떤 사내의 애를 임신을 했었단 말이냐?" 지숙은 고개를 끄덕인다. "아이고! 이런 처 죽일 년들! 그런 사람을 그년들이 몰매를 주고 갔으니....." 송현숙의 안색은 시퍼렇게 변한다. "지영아! 이러다 네 언니가 죽겠다. 어서 네 집으로 데리고 가서 몸을 보살펴 주어야겠다." 지영도 더는 우물쭈물 할데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지숙을 일으킨다. 지숙은 지영의 부축을 받으며 자리에서 일어선다. 그들이 함께 들어서자 노연희는 놀라서 바라본다. "어머님! 언니가 많이 아파요. 당분간 우리 집에서 있어야 할 것 같아요." "네가 또 얼마나 힘이 들겠니?" "어머님! 정말 죄송합니다." "나한테 죄송할 일이 무어냐? 그나 저나 집안이 더 시끄럽게 생겼구나!" 지영은 말없이 미역국을 끓인다. 그러면서 지숙의 일을 생각한다. 무엇을 어떻게 도와 주어야만 하는가? 현제로서는 지영이 지숙을 도와 줄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아직까지 권윤석에게 많은 것을 의지하고 도움을 받고 있는 데 어떻게 이런 일까지 말을 한다는 말인가. 지영은 가슴이 답답해져 온다. 며칠동안 지숙은 아무소리도 하지 않고 조용히 지낸다. 그러다 몸이 차츰 쾌유가 되자 지영이 사는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심술이 나기 시작한다. 지영이 일이 밀려서 집에 들어오지 못하는 날이 있자 지숙은 대 놓고 빈정거린다. "너는 도데체 어떤 돈 많은 사람을 잡은거니? 어제 밤에도 그 남자와 같이 잤지?" "언니! 애들이 들어요. 일이 밀려서 작업을 하느라고 못 들어온 거에요" "네가 만든 옷이 그렇게 잘 팔리고 있다고?" "주문이 밀려 있어요. 디자이너를 세명이나 더 두었는데도 감당을 할 수가 없어요." "흥! 그걸 나보고 믿으라고? 여하튼 네 엄마의 핏줄을 타고 났으니 남자를 꼬시는 데도 탁월한 재능이 있겠지." "언니! 도데체 왜 그러는 거에요? 여긴 내집이에요. 말을 그렇게 함부로 하려면 내 집에서 나가 주세요." "뭐? 나더러 나가라고? 그래! 이젠 네 년이 우리보다 더 잘 살고 있다 이 말이지? 건방진 년! 감히 네 년이 우리보고 나가라 들어가라 할 수가 있다는 말이냐?" 지숙은 기회를 잡았다는 듯이 악을 써가며 악담을 퍼부어댄다. "제발 이제는 그런 식으로 나를 겁주지 말아요. 내가 큰 어머니와 언니를 내 집에 받아주고 있는 것은 아버지를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아버지? 감히 첩년의 딸이 누구를 아버지라고 해?"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그런 말을 해요? 첩은 내가 첩살이를 했읍니까?" "니 에미년이 첩년이 아니냐?" "그럼 언니는요?'라는 말이 목으로 밀려오는 것을 지영은 꼭 눌러 참는다. "언니! 이제 제발 그런 말을 하지 말아요. 조용히 내 집에 있다가 언니가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아무 때나 나가시면 되요." "내가 무슨 수로 빈 주먹으로 나가니? 니가 가게라도 하나 차려주면 모를까........" "..................." 지영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지숙의 말이 거짓은 아니다. 아무것도 없는 맨 손으로 갈 곳도 없는 것이다. 지영은 염치가 없지만 권윤석과 상의를 해 보리라 마음을 먹어보지만 마음이 편치를 않았다. 그러나 하루이틀도 아니고 이렇게는 더 이상 견딜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요즘들어 애들의 할머니인 시어머님의 안색도 좋지를 않다. 큰 어머님과 언니에게 하루종일 볶이는 사람은 다름이 아닌 애들 할머니었던 것이다. 지영은 다시 권윤석을 생각하며 잠 자리에 든다.
    2026-05-02 나의 백일장
  • 지숙은 오늘도 얼굴이 멍투성이가 되어서 친정으로 온다. "어이구! 또 그꼴을 하고 나타나니?" 김 면장의 아내 송현숙은 딸의 모습에 화가 치밀어 오른다. "엄마! 나 이제 더 이상은 못살겠어!" "못 산다면 어떻게 할거냐? 그래도 참고 견디어야지! 네 오빠가 이번에 성공하기만 하면 네 몫은 챙겨줄테니 조금만 기다리고 참아야지 어쩌겠니?" "오빠는 자기것만 가지고 사업을 하든지 하면 될것을 왜 우리들것을 주지도 않고 마음대로 하느냐고?" "그게 다 집안을 위해서 그러는 것이 아니냐?" 큰 아들 지철이 벌써 몇번째 사업의 실패로 이제는 동생들의 몫까지 손을 대고 있는 것이다. "이번이 벌써 몇 번 째냐고요? 이제는 우리들 몫은 주고나서 사업을 하든지 뭘 하든지 하면 누가 뭐라고 해? 재산을 모두 오빠 손으로 없애고 있으니 우린 어떻게 하란 말야?" "모두 없애기는 누가 없앤다고 그리 난리냐? 우리 재산이 얼만인데........" "말해봐요! 지금 남아 있는 것이 얼마나 되는지 엄마는 알기나 해?" "글쎄 너는 잠자코 있기나 해! 오빠가 다 집안을 위해서 그러는 거지 어디 쓸데 없는 곳에 돈을 뿌리고 다닌다더냐?" "엄마! 서울의 오빠 집에 가서 보지도 못했어? 올캐의 그 화려한 옷차림은 무엇이고 조카들의 돈 무서운 줄도 모르고 낭비하는 것을 엄마는 보지도 못했냐고?" "..................."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제일 신나고 횡재한 사람이 누군지 알가나 해요? 바로 올케하고 조카들이란 말예요. 오빠가 사업을 하네 하면서 재산을 하나씩 처분해 가지고 올라갈 때마다 그 돈의 절반은 올케가 쓰고 있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단 말에요." "니 올케도 오빠의 사업을 도와 주느라고 다니니까 그렇지! 더는 네 오빠 일에 간섭하지 말고 기다리고 있어!" 송 현숙은 문갑을 열고는 돈 뭉치를 꺼내어 지숙에게 준다. "자! 이것을 가지고 그만 돌아가거라!" "이깟돈 몇푼을 가져 간다고 좋아하지도 않을거야!" "도데체 신 서방은 처갓집 재산을 왜 그렇게 탐을 낸다던?" "당연하지 않수? 그건 엄연히 내 몫이니까 기다리는 것은 사실이지. 우리 그이도 사업을 하다 보니까 돈이 쪼들리니까 이럴때 내 재산이라도 내 주면 사업도 확 필거고 나도 그이한테 큰 소리도 치면서 살거 아니냐고요." "그래! 알았으니 조금만 기다려! 이번에는 네 몫은 내어 주라고 하마!" 지숙은 어머니의 약조를 받고는 돈을 집어들고 간다. 송현숙은 그런 딸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지숙의 몫은 주어야 겠다고 마음을 먹는다. 그러나 지철은 일언지하에 거절을 한다. "지금은 줄 수가 없어요. 내가 지금 돈 들어갈 일이 한두 군데도 아닌데 그깟 제 몫이 얼마나 된다고 기다리지 못하고 아우성이야?" "신 서방이 사업이 어려운 모양이더라! 이번에 지숙이 몫은 내 주거라!" "글쎄 어머니는 관섭을 하지 말아요. 줄 때가 되면 어련히 줄까봐 그 난리를 부려요?" 김기철은 처음부터 동생들의 몫을 따로 떼어서 줄 마음이 없는 것이다. 더군다나 결혼을 한 여동생의 몫은 주지 않을 생각이다. 이번에도 지철은 돈을 마련하려고 또 다시 땅을 내 놓는다. 이제 반 이상이나 줄어든 땅이다. 과수원과 논은 이미 처분해 버린지가 오래다. 이 근방에는 아직도 많은 땅이 남아 있었다. 지철은 땅을 처분해서 마음 느긋하게 다시 서울로 올라간다. 외국에 나가서 공부를 하는 둘째 동생의 몫은 이미 처분을 해서 얼마간 떼고서 다 보내 주었다. 막내 남동생은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기에 지철이 움켜쥐고서 내 주지를 않고 있었던 것이다. 지철의 승용차는 아주 고급스러운 것이다. 그는 사업을 한다기 보다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니면서 골프를 치러다니고 어깨를 으시대면서 돈을 뿌리고 다니다고 하는 것이 더 맞을 정도로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런 남편에 질세라 그의 아내 또한 호화의 극치를 달리고 있었으니 아무리 땅을 팔아서 가져간다고 해도 얼마가지를 않고 돈은 바닥이 나 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송현숙은 아들의 그러한 생활을 모르고 있었다. 아들이 하는 일이라면 무엇이건 믿고 아들이 하는대로 그저 맡겨놓고 있을 뿐이다. 또한 아무리 막 쓴다해도 자신의 집 재산은 줄어들지 않으리가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 그녀였다. 지숙은 몇 번을 와서 아무리 말을 해도 자신의 재산을 가져가지 못하자 결국 이혼을 당한다. 지숙은 아무것도 없이 맨몸으로 쫓겨난다. 이미 지숙의 남편의 구타로 인해서 온 몸이 멍 투성이다. "엄마! 나는 이제 어떻게 해?" "아이구! 죽일놈! 사람을 이 지경으로 만들고 내 쫒다니?" "모두가 오빠 때문이란 말이에요." "그새를 참지를 못하고 이렇게 사람을 이지경으로 만들고 내 쫒는다는 말이냐?" "나 이제 여기 있기도 싫으니까 돈을 줘요." "뭐하려고?" "서울로 갈 거에요. 더는 창피해서 여기서 있기가 싫어요." 지숙은 하루라도 이곳에 있고 싶은 마음이 없다. 그런 지숙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듯이 강현숙은 집안에 있던 돈을 모두 딸에게 내 준다. 지숙은 돈을 가지고 무작정 서울로 향한다. 김 면장네 집은 아들들의 싸움으로 조용한 날이 없다. 오늘도 첫째인 지철과 막내인 지용이의 한판 싸움이 붙었다. "야! 이놈아! 누가 네 몫을 주지 않는다고 했어?" "말로만 그럴 것이 아니라 당장 내 몫의 재산을 주면 될거 아닙니까?" "결혼도 하지 않는 놈이 무슨 재산을 달라고 하느냔 말이다." "결혼하고는 상관없이 내 몫은 주어야 하지요. 지금까지 형님이 탕진한 것이 얼마나 되는 줄 아십니까?" "탕진이라니? 감히 네가 나한테 그런 막말을 해도 좋다고 생각하냐?" "그런 말을 듣기 싫거든 내 놓으십시요." 지용은 화가 나서 대든다. 집에 내려올 때마다 형님이 팔아서 올라가는 것을 보고만 있던 지용은 이제는 더는 참을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모든 문서를 두 손에 움켜쥐고는 마음대로 재산을 처분하는 형님의 행태를 두고만 볼 수가 없었던 것이다. "얼마나 남았는지 말해 보시란 말입니다." "내가 왜 네놈에게 일일히 말을 해야만 하는거냐?" "그런 것이 싫으시다면 내 몫은 지금 당장 내 놓으십시요." 지용이 막 무가내로 덤벼들자 지철은 대꾸를 하지 못한다. 사실 지금 남아 있는 것을 몽땅 지용에게 주어도 지용의 몫이 전부가 되지를 않는다. 이제 자신의 몫은 전부 다 팔아서 없애고 지난 번부터 지용이 몫까지 조금 처분했던 것이다. "기왕에 기다린 것을 조금만 기다려라! 이번에는 틀림없이 성공해서 네 몫의 전부를 줄 테니까!" 지철은 지용을 회유한다. "안됩니다. 이러다가는 나도 완전한 알몸으로 형님에게 모두 빼앗기고 말것이라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이 놈이 못하는 말이 없구나!" 지용은 누나인 지숙이 결국 아무것도 손에 넣은 것이 없이 형님에게 빼앗겼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도 그때만 해도 어머니에게 적지 않은 현금이 있어서 그것이라도 손에 넣을 수가 있었지만 지금의 어머니에게는 단 한 푼의 돈이 없었다. 매달 조금씩 보내주는 돈으로 간신히 생활을 해 가시는 어머니였다. "오늘은 무슨 일이 있던 기어히 내 몫을 받아야만 하겠습니다." "니 마음대로 해보렴!" 지철은 아예 배짱으로 나온다. 아무리 지용이 무슨 소리를 하던 지철은 좀처럼 지용의 몫을 내 놓지를 않는다. "큰 애야! 이제 동생들의 몫은 그만 주도록 해라!" 송현숙은 큰 아들에게 사정을 한다. "어머닌 잠자코 계세요. 지금 내 주어봤자 얼마 가지 않아서 다 날리고 말텐데 내 줄 필요가 어디 있습니까?" "날리는 것은 형님이 다 날리지 누가 날린다고 합니까? 좋습니다! 이렇게까지는 하고 싶지가 않았지만 어차피 이대로는 형님의 손에서 받기가 틀렸을것 같으니 법대로 하겠습니다." "그래라! 재판을 하던지 뭘하던지 니 마음대로 해라! 허지만 그리되면 너와 나는 형제라고 하지도 말아야한다." "네! 저도 이제는 형님을 보지 않고 살았으면 합니다." 지용은 결국 재판을 신청한다. 이제 형제간의 우의는 이미 사라지고 만 것이다. 송현숙은 지용을 달래보고 애원도 해 보지만 지용의 마음은 이미 굳은 결심이었다. "아이고! 내가 무슨 팔자가 그리도 사나운지 결국 자식들이 서로 원수 지는 꼴을 보다니........." 송현숙은 대성통곡을 해 보지만 두 아들은 꿈적도 하지 않는다. 재판에서는 결국 지철이 지고 만다. 그러나 지용에게 돌아갈 수가 있는 것은 자신의 몫이 삼분의 일이나 줄어든 상태였다. 지철은 어쩔 수가 없이 내어주기는 하면서도 아깝다는 생각에서 선뜻 주기가 싫였던 것이다. "지용아! 그러지 말고 네 것을 이 형에게 잠시만 맡기거라!" "왜 이러십니까? 끝까지 나를 이렇게 우롱할 생각이십니까? 강제 차압이라도 들어갈까요?" 지용의 시퍼런 서슬앞에 문서들을 내 놓는다. "나머지는 어쩌시렵니까?" "나머지? 흥! 어디 네 놈 마음대로 해 보거라!" "좋습니다. 허지만 이 시간 이후로는 어머니를 형님이 책임지셔야 합니다. 난 이제부터 이 집과는 연을 끊을 겁니다." "지용아! 애미를 안 보겠다는 것이냐?" "어머니는 형님이 계시니까 더 이상 저를 보실 생각은 하지 마십시요." "어이구! 여보! 나좀 데리고 가시오!" 그러나 지용은 어머니의 그러한 통곡에도 아랑 곳하지 않고 집을 떠나버린다. 이제 그 덩그라니 커다란 집에는 송현숙이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이들이 모두 떠나고 난 빈 집에 홀로 쓸쓸함을 견디면서 살고 있는 송현숙은 문득 이정옥을 떠올린다. 그래도 이정옥이 있으면 불러다 마음껏 자신의 화풀이라도 해 볼 수가 있으련만 그녀 역시 일년 전에 이 곳을 떠난 것이다. 어디로 간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간다는 말도 없이 홀연히 자취를 감춰버린 그녀가 괴씸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래도 그리움이 밀려오는 것을 느낀다. 지영이 시집에서 쫓겨날 때만 해도 자신의 의도대로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고 믿으면서 얼마나 통쾌했던가..... 자신이 낳은 딸아이도 지영이의 전철을 밟게 될 줄이야 생각도 하지 못한 일이었고 자식들이 이렇게 서로 재산 싸움을 하면서 갈라서게 될 줄이야 어디 꿈이나 꾸어보았는가. 하루하루 쓸쓸한 삶을 이어가던 송현숙은 날벼락을 맞는다. 난데없이 사람들이 몰려와서 집을 차압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서넛이 나와서 모든 가재도구들과 쓸만한 것들에 빨간 딱지를 붙인다. "아니? 도데체 이것들이 무엇이고 당신들이 누구야?" "우린 법원에서 나온 사람들입니다. 김지철의 빚 때문에 이 모든것은 경배로 넘어갑니다." "빚이라니? 우리 재산이 얼만데 빚이라니?........" "재산이 그렇게 많으시다면 지금이라고 빚을 청산하시면 됩니다." "아니야! 이건 뭔가 잘못된 것이야!" 송현숙은 큰 아들 지철이에게 전화를 한다. 허나 전화가 될리가 없었다. "아주머니! 여기에 붙인 이 딱지를 떼시면 영창을 갑니다. 절대 이곳은 손을 대시면 안됩니다." 그들이 가면서 남긴 말이다. 아무리 연락을 해 보아도 연락이 닿지를 않는다. 송현숙은 지숙에게 연락을 한다. 송 현숙의 말을 들은 지숙은 지철의 집으로 찾아간다. 허나 이미 그 집은 남의 손에 넘어가서 다른 사람들이 살고 있었던 것이다. 지숙은 고향으로 내려온다. "그래! 네 오빠는?" "어디에 있는지 연락이 되지를 않아요. 그 집도 이미 다른 사람이 살고 있었고 회사도 이미 남의 손에 넘어가 버렸어요." "아이고! 대체 이 노릇을 어쩌면 좋다는 말이냐?" "엄마는 오빠가 이 지경이 되었는데도 아무것도 몰랐단 말이에요?" "말을 하지 않으니 낸들 알 수가 있니? 그 재산이 얼만데 그걸 다 날렸단 말이냐? 아이고......" 송현숙은 눈앞이 캄캄하다. 이제 더는 이곳에서 살 수가 없다. "내가 어디를 가면 좋다는 말이냐?" "지용이에게 가 계세요." "그앤 이미 연락을 끊은지가 언제인데....." "그러기에 애초에 엄마가 강하게 우리들 재산을 주라고 했으면 지용이도 나도 이렇지는 않았지요." "누가 그런것을 생각이나 해 보았니? 네 오빠만 철썩같이 믿고 있었는데........." 지숙도 난감하다. 그렇다고 이곳에다 어머니를 놔 두고 몰라라 할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작은 오빠인 지만은 이미 오래전부터 외국에 나가서 살고 있었다. 아버지의 장례식에 잠시 와서는 자신의 몫을 팽겨서 나가고 나서는 소식도 제대로 오지를 않은 사람이다. 어려서부터 주위의 사람들에게는 신경도 쓰지 않고 오직 자신만을 아는 이기적인 사람이다. 고등학교를 졸업을 하고서 유학을 가서는 아예 그곳에서 눌러 앉자버린 사람이다. "이제 나는 어디로 가야한단 말이냐?" "..................." "엄마! 일단 나하고 함께 서울로 올라가요. 그러고 나서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보든지 큰 오빠를 찾든지 해야지 어쩌겠어요." "우리 집이 이렇게 망하다니....... 아이구! 나는 이제 못산다. 내가 어떻게 살 수가 있겠니? 아이구! 나는 못산다." 송현숙은 몸부림을 친다. 그런 어머니를 그저 바라만 보고 있는 지숙의 마음도 암담할 뿐이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이제 겨우 칠년이다. 그 많던 재산을 칠년 사이에 알거지가 되도록 탕진해 버린 큰 오빠의 소행이 너무나 밉다. 큰 오빠의 이기심이 자신의 인생도 이렇게 망가지게 만든 것이 아닌가....... 지숙은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작은 카페도 시원치가 않았다. 그동안 큰오빠인 지철을 찾아가서 도움을 청해 보았으나 단 한푼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냉대만 당했던 일을 생각하니 가슴에서 천불이 일어난다. 오빠네의 호화롭고 사치스런 생활을 보면서 많은 싸움도 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지숙의 말에는 아무런 귀도 귀울이지 않았다. 조금만 더 넓은 가게를 얻어서 다른 업종이라도 해 보려고 아무리 통 사정을 해 보았지만 번번히 싸움으로 번지고 만 것이다. 이제 지숙은 어머니마저 자신이 떠 안을 생각을 하니 더욱 답답함이 가슴을 짖누른다. 그렇다고 자신마저 어머니를 외면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지숙은 어머니를 모시고 자신이 거처하는 작은 단칸방으로 들어선다. 지숙의 방을 본 송 현숙은 놀라서 눈을 크게 뜬다. "아니? 여기서 살라는 말이냐?" "왜요? 그럼 어디 다른 곳에 갈 데라도 있어요?" "도데체 어떻게 이런 비좁은 방에서 살 수가 있겠니?" "이제부터는 어쩔수 없는 일이 아닌가요? 나를 이렇게 만든 사람은 큰 오빠와 엄마란 말에요." 송현숙은 들어와서도 제대로 앉지를 못한다. 너무나 비좁은 방에서 답답함이 느껴진다. 이 나이가 되도록 호화로운 생활을 해 오던 송현숙이다. 너무나 갑작스럽게 변해버린 자신의 생활에 그저 암담할 뿐이다. "네 오빠를 찾아봐라! 어미가 이런곳에 있는 줄을 알면 당장 데려갈 거다." "엄마는 아직도 큰 오빠를 믿어요?" "당연히 믿는다. 지금은 어쩔수 없이 그리 되었지만 그래도 네 오빠는 그렇게 쫄딱 망했을리가 없다. 어딘가에 숨어서 잘 살고 있을게다. 어서 오빠를 찾아라!" "이제 꿈을 버리세요. 설사 잘 살고 있다고 해도 절대로 엄마를 모시갈 사람이 아니니까!" 지숙은 어머니의 환상을 깨고 싶었다. 지숙은 자신이 처해 있는 상황이 너무나 답답했다. 가게라고 해 봐야 손바닥만한 테이블이 겨우 세개 정도가 있는 카페는 그나마 손님도 별로 들어오지 않고 있었다. 나이가 적은 예쁜 아가씨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무슨 특별한 별난 것도 없는 작은 카페를 찾는 사람이 그리 없었다. 하루하루가 너무나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지숙에게 어머니의 존재는 참으로 버거운 것이었다. 그렇다고 어머니의 손으로 지숙의 밥을 해 주거나 어떤 도움을 주고 있지도 않았고 매일을 불평과 불만 속에서 사람의 마음을 뒤집어 놓고 있는 어머니를 바라보면서 지숙의 한숨은 날로 늘어만 가고 있었다. "지숙아! 그만 일어나라!" 새벽에서야 들어와서 간신히 잠이든 지숙을 깨운다. 그러나 지숙은 꿈적도 하지를 않는다. "글쎄, 그만 좀 일어나거라!" 송현숙은 딸을 흔들어 깨운다. "엄마! 제발, 나 좀 그냥 내 버려 둬요!" "아침을 해야 할 것이 아니냐?" 지숙은 벌떡 일어나 소리를 지른다. "엄마가 밥을 하면 안 되요? 꼭 자는 사람을 흔들어 깨워서 밥을 하라고 해야만 하느냐고요!" '내가 어디 밥을 할 줄을 아니? 더구나 이렇게 비좁고 허름한 부엌에서 나더러 밥을 하라고?" "왜요? 아직도 엄마가 귀부인인줄 알아요? 그만 착각에서 벗어나라고요! 이젠 나도 엄마 시중을 들어드릴 힘이 없다고요." 송현숙은 딸의 그런 핀찬에 마음이 상한다. 언제까지 이대로 있어야 하는지 답답한 마음이다. 아무리 수소문을 해도 큰 아들의 행방은 알수가 없었다. 막내 지만이에게는 연락이 닿았으나 한번 얼굴을 내밀고는 다시는 찾아오지도 않고 있었다.
    2026-05-01 나의 백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