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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옆집 아저씨 14 (펌)
해수욕장 한 켠에 우리는 일렬로 늘어 서 있었다. -저기 떠 있는 부표 보이시죠? 저기 까지 가서 부표를 터치하고 다시 여기까지 돌아오면 되는겁니다~! 인호는 무슨 행사 진행자 같은 말투였다. 차타고 오면서 말했던 바다수영 내기. 장난인 줄 알았더니 진짜로 한다. 구명조끼를 단단히 졸라매고 있는 나와는 달리 세사람은 맨몸이다. 가장 나이도 많은데 이러고 있으니 왠지 좀 쪽팔리는 감도 없지 않아 있었다. 빠져서 살려달라고 허우적 대면 더 꼴불견일 테니 나는 다시 한번 끈을 꽉 졸라 매었다. -자 그럼. 출발!! -와아아아!! 준혁이는 엄청 전투적으로 달려 나갔다. 그도 그럴 것이 꼴등은 1등이 시키는 일 1가지를 무조건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인호가 수영을 못하는 나를 배려한다고 그렇게 제안은 했지만, 알고 보면 이러나 저러나 마찬가지였다. 이미 수영으로 내기를 하는 시점에서 나는 이미 망한 것이었다. 셋은 엄청난 물보라를 일으키며 바다에 뛰어 들었다. 어느 정도 수심이 되자 온몸으로 뛰어 들어 팔을 휘젓는다. 파도의 일렁거림에도 그들은 이미 선두를 치고 나가고 있었다. 나 역시 같이 뛰어 들기는 했지만, 둥둥 뜨는 구명조끼 때문에 파도의 저항력이 심해 쉽사리 앞으로 나아가질 못했다. 나는 팔다리 모두 파닥파닥 거려 애써 보지만 발 끝이 땅에 간신히 닿는 다는 걸 알게 되자 온몸의 털이 쭈뼛 섰다. 구명조끼... 만원으로 대여한 이 물품에 내 목숨을 의지해도 되는 건가? 물에 빠져서 나오지 못했던 그날의 악몽이 수면 아래에서 발목을 잡아 끄는 기분이 들었다. 이미 한참이나 멀어진 그들을 뒤로 하고 허겁지겁 발이 닿는 땅을 향해 뒤로 헤엄칠 수 밖에 없었다. 물가로 나와 난 누구를 응원할지 지켜 보았다. 현재 상태는 1,2위를 인호와 진욱이가 서로 앞다퉈 경쟁하는 상황. 준혁이도 그렇게 뒤쳐지진 않지만 둘을 이기기엔 역부족인 듯 했다. 내 쪽에서 보면 진욱이가 1등 하는게 가장 편할 것이다. 초면이고 녀석의 말투나 행동을 보면 그리 심한건(?) 시키지 않겠지란 판단 하에서였다. 기술적인 면에선 진욱이가 잘하는 것 같았지만 인호도 기럭지 빨인지 만만치 않은 속도다 누가 이길지 도무지 감이 잡히질 않았다. 어느새 거리는 얼마 남지 않았다. 준혁이가 조금 아까보단 분발했지만 여전히 순위 변동은 없었다. -다왔어!! 내 외침이 들리는지 안들리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속도는 더 빨라진 느낌이었다. 저정도 거리면 지칠법도 한데 대단하다 라는 생각과 함께. 도대체 꼴찌에게 무슨 벌칙을 시키려고 저렇게 열심히 하는건지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어느새 수영하기엔 수심이 낮아 졌는지 모두 물을 엄청나게 튀기며 달리기 시작했다. -어...어어어? -으아아앗!!!!! 세잎!!!!!! 엄청나게 함성까지 지르며 달려와서는 내앞에 퍽 고꾸라 지며 바닥을 터치하는 사람은 다름아닌 장준혁이었다. -헉...헉... -허..... 뭐야....헉... 이건 달리기로 이긴 거잖아...후아...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두사람이야 그러든 말든 준혁인 드러누와서 호쾌하게 웃음을 터뜨리며 자신의 승리를 자축했다. 수영 실력은 분명히 두 사람이 앞섰지만 준혁이가 그리 뒤쳐진게 아니었기에 결국 달리기 시합으로 변질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어쨌든 예상을 뒤엎기로는 타고난 장준혁의 완승이었다. 녀석은 하얀 이를 드러내며 손가락 v를 그렸다. 그렇게 물놀이를 실컷하고 밥 먹고. 그늘 아래서 좀 쉬고 하다 보니 해는 빠르게 저물어 갔다. 수온이 좀 떨어지자 우리는 근처에 있는 야구 연습장에서 동전 넣고 시간을 때웠다. 깡!! 맑은 배트 소리. 그러고 보면 인호는 참 이런 부문에 있어서는 만능이었다. 야구, 수영... 외모는 왠지 문학책을 펼치고 있을 것 같은 지적인 느낌을 풍기면서 몸은 운동부 스타일. 정말이지 그를 보고 있으면 모든 걸 가졌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저씨 나 천원만. -한판 더 하게? 준혁이는 처절한 타율에 비해 나름 재미가 있는 건지 돈을 더 달라고 했다. 나는 손을 내밀고 있는 녀석에게 피식 웃으며 -그럼 소원은 이루어 졌습니다. 하고 지폐를 건네었다. -아냐. 이건 무효야 무효!! -이미 쓴 소원은 환불이 안됩니다~ -아! 그런 게 어디 있어!! 나 안해. 녀석이 짐짓 토라진 듯 팔짱을 끼고 있자 나는 피식 웃으며 그냥 천원을 건네 주었다. -소원취소 안할테니까 그냥 받아~. -딴소리 하면 안된다? -알았어. 약속. -약속. 녀석은 내 손도장 까지 받아내고서야 천원을 가져 갔다. 그런 우리 둘의 모습을 보고 있는 시선이 느껴졌다. 돌아보니 진욱이었다. 무언가 멍한 것 같으면서도 무표정하게 물끄러미 보고 있는 녀석의 표정에 뭔가 이상했나? 하고 생각하다가 천 원 건네며 한판 더 하라고 했더니 잠시 망설이다 꾸벅 인사하고는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아무래도 격식을 많이 차리는 것 같으니, 그런 말하기가 부담스러웠는 지도 모르겠다. 내 쪽에서 먼저 신경을 써주는 수밖에... 그렇게 주변을 돌아다니고 매운탕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나서야 예약해 둔 펜션으로 들어 올 수 있었다. 가격이 다른 곳보다는 좀 저렴한 곳이지만 해수욕장에선 걸어 가기엔 좀 먼 감이 있어 차로 이동해야 했다. 펜션 테라스로 바닷 내음이 바람을 타고 불어왔다. 그래도 날이 시원해서 그런지 찝찝한 느낌은 없었다. 방안에선 예능 프로를 보며 깔깔 거리는 소리가 들려 오고 있었다. 남들보단 늦었지만 그래도 우리들 만의 평화로운 휴가를 즐기는 것 같아서 기분은 상쾌했다. 그렇게 테라스의 의자에 앉아 바깥 바람을 쐬며 있는 사이 문이 드르륵하고 열리며 누군가가 테라스 안으로 들어온다. 열린 문안으로는 의외로 잠잠해 돌아보니 모두들 곤히 깊은 잠에 빠져있었다. -잠 안와? -네... 전 좀 늦게 자는 편이라서... 다름 아닌 진욱이었다. -그래? 저기 두 사람은 완전 곯아 떨어졌는데 체력이 대단하네. -감사합니다. 유도부 들어가고는 별로 못했지만 어릴 때 부터 꾸준히 해왔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아까보니까 자세가 딱 잡혀 있더라. 나도 너 처럼 수영 잘했으면 좋겠다 야. -하하.... 녀석은 그렇게 말하며 웃는다. 왠지 어른 스러운 느낌이 물씬 느껴지는게 단순히 외모 때문만은 아닌 것 같았다. 나는 잠시 먼 곳을 보며 기다린다. 혹시 무언가 내게 할말이 있나 하고... 하지만 진욱인 아무 말이 없었다. -유도부 생활은 어때? -유도부요? 그렇게 말하고 곰곰히 생각하는 녀석. -재밌어요. 체육 선생님께서 너무 의욕이 넘치셔서 좀 힘들긴 하지만... 그거만 빼면 다 괜찮아요. -아~ 그 얘긴 준혁이가 하도 많이 얘기 해서 잘 알지. -준혁이가요? 진욱인 그렇게 되묻는다. 나는 어.하고 대답하고 말았지만 뭔가 뉘앙스가 찜찜했다. 마치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듯한 뉘앙스였기 때문이었다. -준혁이 학교에선 어때? 묻고 나니 무슨 준혁이 아빠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진욱인 잠시 멈칫 하며 내 눈치를 살폈다. -음... -괜찮아. 편하게 말해도. 어차피 녀석은 자고 있고 내가 뭐 그런 걸로 준혁이 한테 뭐라고 그러거나 하진 않거든. 그제서야 말할 용기가 났는지 천천히 입을 열기 시작했다. -...솔직히 말씀 드려서 준혁이가 저렇게 밝은 건 오늘 처음 봤어요. -...어..? 나는 약간 의외의 말에 뻥져 있었다. -준혁인 학교에서 꽤 조용하고 어른스러운 편이라...오늘 모습 보고 좀....놀랐네요. -음... 그래? -네. 뭐랄까... 아무말 안하고 있으면 좀 다가가기 힘든 사람 있잖아요. 그런 느낌이라.. 유도부에 같이 있었지만 별로 말해 본 적 없었죠. -그럼 준혁인 친구가 별로 없는 편이야? 내가 그렇게 묻자 녀석은 내 걱정을 알아차리기라도 한건지 금새 그정도는 아니라고 답했다. -친하게 지내는 애들은 있어요..근데...딴 애들은 약간 무서워 한다고 해야되나? 아무래도 준혁이가 근육도 좀 있고 저희 학년에선 유도도 제일 잘하다 보니까 다른 애들이 쉽게 안덤벼요. 일진들도 준혁이는 못건드리구요. 근데 그만큼 딴 애들도 준혁이 한테 잘못 보이면 안된다 그런 생각이 있어서 그런지 좀 피하고 그런거는 있어요. 그래도 준혁이가 좀 어른 스럽게 형처럼 잘챙겨 주고 그런 모습도 있는데 잘 모르는 애들만 그러는 거죠. 준혁이가 어른스럽게 챙겨준다는 말은 왠지 전혀 상상이 되질 않았다. 집에선 언제나 어리광만 피워서 완전 어린애인줄로만 생각했는데. 인호가 예전에 준혁이가 사실은 어른 스러울지도 모른다고 했던말. 그게 옳았다. 같이 사는 나는 인호보다도 더 준혁일 모르고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유도부에선 어때? 그래도 1년은 같이 지냈던 녀석들일 테니까 좀 더 친하게 지내지 않을 까 해서 물었는데 진욱이 반응은 좀 부정적이었다. -솔직히 준혁이가 그렇게 모나게 대하고 막 싸우거나 그런건 없는데. 워낙 실력이 좋다 보니까 친구보다는 다들 라이벌이라고 해야 되나? 그래요. 체육 선생님도 준혁이를 다른 선배들 보다 더 챙겨주고 하니까 선배들은 별로 안좋아 하죠. 준혁이가 선배랑 대결 해서도 대부분 이기고 하니까요. 이 대목에선 괜히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요번 1학년들은 아무래도 준혁일 좀 무서워 하긴 한데, 그래도 다른 선배들 처럼 특별히 기합주고 괴롭히고 그런걸 안해서 싫어 하는 거 같진 않아요. -선배들이 괴롭혀? -아...그게... 저희가 뭐 잘못한 게 있거나 하면 가끔씩요. 별로 대단한 건 아니에요. 신경쓰실만큼은 아니고 그냥 가볍게 기합받는 거라고 해야 되나... 말은 그렇게 하지만 뭐 운동부 내에서 어떤일이 일어나는지는 그 안에서 말고는 아무도 모를 일이었다. 그 녀석이 그런 일까지 당하면서도 유도를 그만두겠다고 한적이 한번도 없으니. 약간은 울컥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구나... -네... 그래도 제가 친하게 지내 보니까 되게 착해요. 겉으로 표현을 잘 못해서 그렇지.. -그건 잘 알지. 나는 가볍게 웃어보였다. 나는 준혁이에게 사실은 소홀했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녀석의 밝은 부분만 아니라 어두운 부분까지도 감싸줄 수 있어야 하는데 나는 그렇지 못했던게 아닌가 그런 생각들. 문득 준혁이가 떠났던 그날. 그리고 6년만에 찾아온 그날. 그 애의 엄마의 모습들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애써 외면한 채 우리끼리 즐겁게 살면 그만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어쩌면 순전히 내 이기적인 마음이었던건지도 모르겠다. 정작 본인은 힘들게 마음속 한 구석에서 삭히고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저... 그런데 궁금한 게 있는데... -어? 어떤거? -아저씨...라고 해야되요 형이라고 해야되요? -풉. 편한대로 불러. 형이라고 해주면 좋겠다만 준혁이도 나보고 아저씨라고 하니까. 아저씨라고 해도 괜찮아. -아 그럼...아저씨는. 결국 아저씨를 선택했구만. 흑... -...준혁이랑 어떤 사이....에요? -어? 순간 그 질문에 나는 내 스스로도 답을 찾아야 했다. 나와 준혁이는 어떤 사이인가. 가족. 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건 내 생각일 뿐 사실은 아니다. 이웃에 살았던 아저씨. 같이 사는 사람.....여기까지가 사실. 후견인은 아니고. 양부모도 아니다. -삼촌....? -어! 맞아. 외삼촌이야 외삼촌. 그와 중에 성씨까지 고려해 외삼촌이라고 둘러대었다. 어떻게 말해도 이성적으로는 성립되기 힘든 관계니까...나야 괜찮지만 괜히 준혁이가 이상한 눈초리로 보여지는 건 역시 싫었다. -아. 그랬구나... 다행히도 진욱이는 그 이상은 묻질 않았다. 준혁이가 그 애에게 어디까지 말했는지 알 수 없었기에 나 역시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차가운 바람이 살갗을 떨리게 하는 걸 느끼며 나는 그만 안으로 들어가서 자자고 했다. 방안에서 팔다리가 뒤엉켜 자고 있는 인호와 준혁이를 보며 웃음 아닌 웃음이 났다. 지금의 복잡한 감정은 잠으로 잊혀지길. 그렇게 기도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2026-05-05
소설방
안녕하세요 옆집 아저씨 13 (펌)
7시 24분. 제법 열심히 밟은 덕인지 평소보다 일찍 귀가할 수 있었다. 사실 오늘 같은 날은 연차라도 써야 했는데 도저히 업무상 시간이 맞질 않았다. 준혁이가 하도 혼자 집에 올 수 있다고 우겨 댄 탓도 있었다. 나는 한 달만에 준혁이를 만날 생각에 문을 활짝 열었다. -갔다왔어!! 나는 그렇게 힘차게 외쳤지만 집안은 조용했다. 신발을 벗도 안으로 들어가보니 준혁이 녀석 불까지 환하게 켜놓고는 짐가방에 얼굴을 파묻고 세상모르게 자고 있었다. 많이도 피곤 한 모양이었다. 이래서 내가 데리러 간다고 한건데... 나는 준혁이가 베고 있는 가방 대신 푹신한 베개로 바꾸어 주었다. -아우움...어?.아저씨.. 언제왔어?! 곤히 자는 녀석을 안 깨우려고 했더니 그새 눈을 뜨는 녀석이었다. -에고. 깨버렸네. 방금 왔어. 합숙 훈련은 잘 다녀 왔어? 녀석은 그제야 입가에 묻은 침자국을 닦아 내곤 부스스한 머리를 문지르며 일어났다. 훈련동안 야외에서도 많이 활동을 했는지 준혁이의 피부는 꽤 많이 타 구릿빛이 되어 있었다. 지옥 훈련이라더니 전화로만 듣다가 실물을 보니 꽤 고생했겠구나 하는게 느껴졌다. -응. 올 땐 집 앞까지 버스 데려다 줬어. 거봐 내가 안와도 된다니깐. -아 그래? 다행이네~ 안 그래도 일이 바빠서 일찍 나오기가 곤란했거든. 나는 입고 있던 양복을 벗으며 옷을 갈아 입으며 그렇게 말했다. 넥타이를 벗어 걸고는 셔츠를 벗고 있는 중에 무언가가 뒤에서 콱하고 안긴다. -아저씨이~~! -야야야~ 나 아직 옷 다 안갈아 입었어~! 녀석은 나의 만류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얼굴을 등에다 부벼 대었다. 싫진 않지만 제법 큰 녀석의 백허그는 왠지 느낌이 묘했다. -아저씨. 나 많이 보고 싶었지? 그치? -이틀마다 전화해놓구선~! -헤헤.. 그랬나? 멀쓱해 져서 떨어져 나가는 준혁이를 보고 나는 녀석이 상심하지 않게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앗.. 이거 싫어 했던건데... 그런데 녀석은 이번엔 가만히 있었다. -인호도 오늘 와서 네 얼굴 보려고 했는데. 일이 많아서 도저히 올 수가 없대. -그래? 어쩔 수 없지 뭐. 준혁인 별로 아쉽지 않은 눈치였다. 인호 녀석이 알면 섭섭해 하려나? -저녁 안먹었지? 뭐 먹을까? 먹고싶은거 다 말해봐 오늘 아저씨가 쏜다! -아싸!! 나 피자 먹을래 피자! 훈련중엔 식단 조절한다고 피자같은건 손도 못대게 한단 말이야. -오~케이! 종류는 콤비네이션? -아니. 진욱이가 그러던데 고구마랑 포테이토가 디게 맛있대! 진욱이는 이번 훈련을 통해서 준혁이의 절친이 된 녀석 이름이었다. 훈련이야 힘들었겠지만 이 기회에 새로운 친구도 만들어으니 역시 싫어도 가보는게 더 났다는 걸 준혁이도 느꼈지 않을까? 진욱이는 전화로만 들었지 실물은 본적이 없기에 언제 한번 날 잡아서 준혁이라 같이 밥을 먹여야 겠다고 생각해두었다. -담번엔 진욱이도 불러서 같이 피자 먹으러 갈까? 아저씨가 사줄테니까 얘기해놔. -오~ 진짜? 아저씨~ 무리하는 거 아니야~? 준혁인 장난끼 그득한 얼굴을 하고는 내 옆구리를 콕콕 찌르며 묻는다. 이럴 때 마다 능글능글 한 것 같으면서도 은근히 귀엽다. -나 그 정도 능력은 되는 남자인거 모르냐? 푸하하 -올~ 알았어. 내가 얘기 해 놓을께. 녀석은 즐거운지 연신 싱글싱글 거렸다. 한껏 즐거워 하는 녀석을 보며 한달 간 비어있던 그 공백이 따스히 채워지기 시작했다. 난 드디어 우리집에 귀가한 느낌을 받았다. 불과 일년 전만해도 텅비어 있는 집이 당연했었는데... 이젠 준혁이가 내게 너무나도 익숙해져 있었구나 하는 사실이 새삼스레 다가오면서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도 인호에게 말하면 섭섭해 하려나? 하핫... 준혁이가 돌아온 그 주 주말. 월요일부터는 바로 2학기가 시작되니 마지막 방학을 마음 껏 즐기기로 했다. 토요일 아침이 되자 차 한 대가 집 앞으로 들어섰다. 차에서 내리는 남자는 인호였다. 시원한 반바지 차림에 블랙앤 화이트 단가라 나시. 린넨 소재의 카디건에 검은 선글라스까지 착용한 그는 완벽한 바캉스 패션을 자랑하며 등장했다. 기럭지 까지 우월했으니 마치 마네킹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했다. 그가 나와 준혁이를 보고는 손을 흔들며 씨익 하고 웃는데 치아가 새하얗게 빛나기 까지 한다. -이야. 인호 너 오늘 좀 멋있다? -선배. 제가 언젠 안 멋있었나요?하하하 그에 비해 준혁이와 나는 하와이안 스타일의 반바지에 솔리드 반팔티 차림이었다. -엇. 준혁이 너 선배랑 커플룩이야? -헐. 커플룩...은 아니야! 그냥 옷이 같은거 뿐이지. -키득키득 그게 바로 커플룩이라는 거야 아~ 대박! 큭큭 -내가 사다 보니까 그렇게 됐어. 애 그만 놀려~가기도 전에 싸울라. 이미 내가 말리기도 전에 둘은 한창 티격태격 중이다. 이럴 때는 정말이지 둘 수준이 똑같다. 인호가 참 잘맞춰 놀아 주고 있는건가? 정작 준혁인 진지하다. 그래서 더 웃기고 귀엽다. 준혁이가 딱 화내기 직전까지 적절히 잘하는 그를 보면 정말이지 애들 다루는 재주 하나는 능수능란하구나 싶었다. 짐을 싣고 해수욕장으로 향하기 전 우리는 한군 데 더 들릴 곳이 있었다. -앗! 저기있다! 준혁이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돌려보니 길가에 학생 하나가 서있다. 학생 이기는 한데... 도저히 준혁와 같은 또래라고는 생각이 안든다. 진욱이라고 하는 일전에 얘기한 준혁이의 친구다. 중2치곤 키도 175나 되는데다, 그 아이 역시 합숙 훈련이 남기고 간 검은 피부에 크고 뭉툭한 코, 약간 반쯤 감긴듯한 눈매가 인상적이었는데, 왠지 선해보이는 거 같기도 하고 무표정일때는 제법 귀찮아 하는 표정 같기도 하고. 첫인상은 왠지 ‘곰'같다고나 할까... 특히 북극곰. 색은 다르긴 하지만. -안녕하세요. -네가 진욱이구나. 얘기 많이 들었어. 얼른 타. -예. 진욱이는 벌써 변성기도 끝났는지 제법 굵직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다. 짐을 싣고 뒷자석에 앉자 무언가 차가 꽉 차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준혁이 녀석은 친구가 탔는데 즐거워 하는 것 같으면서도 반응이 어째 좀 미적지근하다. 그렇게 친하다고 하더니 아니었나? 혹시 싸운건가? 약간은 고개를 갸웃 거리게 만들었지만 뭐. 교우관계까지 내가 터치할 필요가 없으니 나는 신곡이 든 CD를 넣고 볼륨을 올렸다. -날씨 한번 되게 좋네! 모두 차에 탄지 20여분째 나와 인호는 대화를 계속 하고 있었지만 어째 뒷자리는 말이 별로 없어서 내가 그렇게 운을 띄웠다. 그런데 둘다 창밖만 보고 있다. 뭐지 이 어색한 느낌은. 우리 때문에 격식 차린다고 말 안하는 건가? 준혁이는 별로 그런 것도 없을 텐데... -하하. 그렇네요. 점심먹고 나서는 바로 수영해도 되겠어요. 오늘 다행히도 적당히 더워서 딱이네요. 진욱이는 수영 잘해? 인호가 내 말을 받으면서 자연스레 진욱이를 향해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준혁이 진욱이 둘다 인호 쪽으로 시선이 옮겨 진다. -네. 어릴 때 부터 수영을 배워서 물에 빠지진 않을 자신 있습니다. 왠지 어투까지 어른 스러운 느낌... 외모 때문에 더 그런 느낌이었다. -오~ 제법 하나보네. 선배 진욱이 한테 수영한번 배워봐요, 선배 완전히 맥주병이잖아요. 푸흐흐 -야이. 그건 어릴때 물에 빠진게 트라우마가 되서 그런것 뿐이야! 솔직히 덩치는 이랬어도 물에 들어가는 건 좀... 싫다. 숨도 쉴 수 없는 액체 속에서 있는다니... 거기다 파도 까지 치는 바다라면 더욱 싫다. 그 말을 들은 준혁이 눈이 어째 반짝 거렸다. -그,그정도는 아닙니다. 누굴 가르칠 실력 까지는... 인호의 농담에 진욱인 쑥스러워 하며 손사래를 친다. 덩치는 컸지만 역시 아직 15세 소년이었다. -준혁인 수영 잘하나? 인호가 그렇게 물었다. 작년에 딱 한번 바닷가를 간 적이 있지만 준혁이도 그리 물에 친해 보이는 것 같진 않았다. -나도 잘해. 준혁이는 예상밖으로 그렇게 말한다. 그말에 인호는 무언가 불현듯 떠오른 듯 씨익하고 웃으며 말한다. -좋았어. 그럼 바다 가서 넷이서 수영대회 한번 하는거 어때? 꼴찌는 벌칙? 콜? -콜콜!! -준혁이 너까지... 나 수영 못한다니까 진짜! -그럼 선배는 특별히 구명조끼 착용하는 걸 허락해 드리죠. 어때. 진욱이도...? -...콜 이요. 진욱이까지 콜이라고 하자 인호와 준혁이는 동시에 코올~!!!하고는 아주 신이나서 외친다. 도대체 무슨 벌칙을 하고 싶어서 저렇게 난리인건지 모르겠다. 구명 조끼도 있겠다 이번 내기에서는 내가 필사적으로 팔 다리를 휘저어서 내가 녀석들의 코를 꺾고야 말겠다고 다짐했다. 탁 트인 시야. 모래 사장 위로 파라솔들이 줄줄이 늘어 서 있다. 짭짤한 바다 내음. 시원한 해풍. 날씨 한번 기가 막히다. 수영하러 온 사람은 아무래도 본격적인 휴가시즌이 지나서 그런지 그리 많진 않았다. 우리는 적당한 위치의 파라솔을 하나 대여해 짐을 풀었다. -진욱아 배고파? -아뇨. 전 아직 괜찮습니다. -아 그래? 그럼 바로 수영할까? -나한텐 안물어봐? 준혁이가 대뜸 그렇게 말한다. 나는 사실 그 질문에 약간 당황스러운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너는 내가 관심법으로 보면 다 알 수 있느니라. 옴마니 반메홈~ 내가 궁예 흉내를 내며 그렇게 하자 녀석은 그게 뭐야 하며 입을 샐쭉거린다. 음... 태조 왕건 보고 자란 세대가 아닌가? 아으..이런 세대차이가 나다니... 준혁인 친구와 함께 물놀이를 하러 쑥 가버린다. 녀석들이 물놀이를 하는 동안 인호와 난 옷부터 갈아입었다. 인호는 구석구석 꼼꼼히 선크림을 바른다. -선배도 좀 발라줄까요? -줘 봐. 내가 바를게. 내가 손을 내밀자 인호는 선크림을 홱 치운다. -발라 줄까요하고 물었잖아요. 빌려 줄까요가 아니라. 인호의 특기인 거절하기 힘든 표정 기술을 사용한다. 나는 못이기는 척 등을 내밀었다. -으으.... 알았어! 그럼 등만 부탁할게. -와. 선배 등 피부 좋네요 매끌매끌. -그래? 나는 괜히 그의 립서비스에 기분이 좋아졌다. -30대 피부가 이 정도면 아주 좋은 거에요. -야야.. 나 아직 생일 안지났어~! 만으론 아직 스물여덟이야. 이거 왜이래~. 그리고 너 나랑 한살 차이 밖에 안나잖아. -누가 뭐래나요? 푸하하 30이란 단어에 민감하면 30대 된거 맞다는데 선배는 30대 맞아요 큭큭큭 큭큭 거리며 장난을 치는 인호 녀석에게 나는 선크림을 쭉 짜서 얼굴에 쫙 발라 버린다. 순식간에 허연 삼선이 얼굴에 그려진다. 그래봐야 원래 피부가 흰편이라 별로 티도 않난다. -선배 이거 전쟁 선포 하신거 맞으시죠? 그러더니 양손 가득 선크림을 쭉 짜며 사악한 미소를 짓는다. -준비 되셨습니꽈~! 녀석은 손바닥을 탁탁 쳤고 질척한 썬크림이 쩍하고 늘어진다. -그,그거 진짜 바를 생각은 아니지? 으아아아악~!!! 내 비명에 물놀이를 하던 두 녀석까지 이쪽으로 본다. 그러거나 말거나 내 까무 잡잡한 피부에 원시 부족 문신 처럼 흰 썬크림이 치덕치덕 발려져 가고 있었다.
2026-05-04
소설방
일반 마사지샵에서의 특이한 경험 ㅋㅋ (펌)
[댓글]
굳이네요
2026-05-04
사우나/찜방 이야기
[퍼옴] 군대에서 생긴일 - 5~7
아....천국의 느낌....허리는 저절로 공중으로 뜬다.... 쩝쩝대며 빨아대는 소리에 더욱 더 흥분된다. 그런데 갑자기..... 내 엉덩이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려는 두툼한 물건의 느낌.... 난 순간 망설인다.... 제대로 된 남자와의 잠자리도 이 녀석과 처음인데...이런건 생각도 못했다. 아무리 좋아하는 녀석이라도 이건 안된다고 생각한다. 난 내 손으로 그 녀석의 페니스를 움켜잡으며 한마디 한다. ""야! 김하사! 너 이런것도 할 줄 아냐? "" ""어...그냥 하고싶다~자제가 안돼.."" ""까불지 말고 자세바꿔라~"" 근데..이 자식이......내가 무심코 던진 한마디에.... ...................... 갑자기........................ 자기의 몸을 일으켜 자신의 항문을 내 입에 들이댄다. 순간 난 거부감을 느끼며 .....사실은 조금 더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이런 생각엔 아랑곳하지않고 자기 항문을 내 입술에 부벼댄다.... 꽉 다물고 있던 내 입술......... 서서히 열리는 내 입술................ (어...냄새가 하나도 안나네....) 서서히 열린 입술 사이로 나오는 내 .....혀.... 이건 생각지도 못한 쾌감이다.... 내 입술과 혀에 그 녀석의 에널이 마찰되면서 묘하게 느껴지는 쾌감.... 더 빨고 싶다....... 이번엔 내가 적극적으로 그 녀석의 허리와 엉덩이를 잡고 내 얼굴을 살짝 들어 그 녀석의 에널을 더욱 리얼하게 빨아댄다.... 후르릅....쩝쩝....후르릅.....스르릅....... 달콤하며 맛있다.........하며 느끼고 있는데.......... 그 녀석의 갑작스런 행동.......... 내 페니스를 몇번 빨더니 그 녀석이 위로 올라타 자신의 에널과 내 페니스와 조준하며 낑낑댄다... 그러면서 서서히 쪼여지는 느낌....여자와 할때와 또 다른 신선함이다... 서서히 내 페니스를 삼켜가던 녀석의 혼잣말...""자식...자지는 졸라 커가지고..."" 점점 더 빨라지는 그 녀석의 상하운동.... 내 허리도 덩달아 들썩여지고..... 난 자세를 바꿔 그 녀석 위로 올라간다... 계속되는 격렬한 피스톤 운동.... 넘 격렬했나...조금 아프다는 녀석의 푸념.... 니가 자초한 일이다며 계속 쑥쑥 박아넣는 나..... 얼마나 지났을까.... 전혀 뜻밖의 상황......... 그 녀석의 탱탱한 귀두 끝에서 뿜어져 나오는 엄청난 정액...... 거기에 더 흥분되서 나도 사정하려는데.... ""안에다 싸줘...."" "'으...응......헉...아.............후.............아.............."" ""빼지말고 조금만 그대로 있어......"" 그 녀석의 몸속은 너무나 따듯하다...... 우린 그렇게 첨으로 뜨거운 잠자리를 마치고........ ................ ....................................... .................................................................. 우린 아까 사다놓은 양주병을 깐다.... 어,,,얼음이 조금 녹았네...... 한잔...두잔...석잔....... 우린 서로 살을 부비며 양주를 스트레이트로 마신다....... 한잔 마시고 키스하고....다시 한잔 마시고 키스하고....... 그 녀석이 한마디 한다... ""넌 예전이나 지금이나 날....미치게 한다...자식..."" ""내가 원래 좀 섹시하잖냐...남자한테나..여자한테나....이 놈의 인기는 사그라들줄 모르냐..하하"" 근데 갑자기 분위기가 좀 어색해지는 느낌.... ""너 ....여자있냐?...."" ""당근이쥐...임마...나같이 준수한 놈이 혼자였겠냐..그럼..ㅋㅋ"" ""헛소리 집어치고....그 년이랑 정리해라..."" 그녀석의 단호한 말투에...내 농담섞인 말투가 무안해진다... 그 녀석의 이어지는 말... ""내가 너 평생 먹여살릴테니까...나...이제 너 안놓친다..."" 조금 난감해진다.... 그 녀석의 말은 계속된다... ""우리 아버지...여기 대대장이다..."" ""진짜? 와...그럼 말좀 잘해서 나 휴가나 많이 보내주시라 그래라...친구 좋다는게 뭐냐..."" 내 말은 무시하고...계속 말하는 그 녀석의 충격적인 말..... ................ ......................... ................................................. ""나...유전인가보다....울 아버지........게이다...."" 헉...... 전혀 예상치 못했던 그 녀석의 충격적인 말... 이 자식 아버지가 우리 부대 대대장이고....그 대대장이 게이라고? 점심식사때 간부식당에서 매일 보는 대대장... 그러고 보니 이 녀석이 그 분을 많이 닮았다... 대대장을 보면 그 크고 힘있는 눈빛에 나도 모르게 설레이기도 했는데... 목소리는 또 얼마나 멋진가... 잠시 뜸을 들이다 그 녀석의 말은 계속된다. ""그날 밤....우리 둘.....알몸으로 엉켰을때...누나한테 걸리던 날.... .....역시 우리 대단하신 누나답게...그날 저녁 식구들한테 쏴~악 까발렸는데... ..이상했던건 그렇게도 엄하시던 울 아버진 거기에 대해선 한마디도 말씀이 없으셨다. ....울 엄마는 단지 호기심으로만 애써 생각하시면서 외면했고... .....내 동생녀석...그 땐 몰랐는데 그 자식도 게이더라....쩝...."" 이건 또 뭐냐....휴...내 머리가 다 아프네...그 귀엽던 이 녀석의 동생도?나...참... 근데 일어나는 내 호기심....난 묻는다. ""니네 아버지가 게이란건 어케 알았냐.."" 어라~양주를 이젠 병채로 마신다.가엽기도 하고...안쓰럽기도 하고... ""아버지 수첩..가끔씩 남자에 대해 끄적거려논걸 여기 부대들어와서 어쩌다가 봤다. ...게이도 유전인갑더라....휴~"" 뜻밖에 떨어지는 그 녀석의 눈물....난 그 녀석의 얼굴을 안아준다. 가여운 자식.... 근데..... 이 상황에서 이 녀석의 아버지 얼굴이 떠오르는 이유는 뭘까.... 난 미친놈이다...미쳤다... ............ ....................... ........................................ 머리가 좀 띵하다... 언제 잠들었지.... 눈꺼플이 천근 만근이다... 음...이건 상쾌한 스킨향이다... 내 옆에서 잠든 이 녀석한테 나는 향은 아닌데.... 눈을 떠야 하는데...힘이없다.... 피부로 느껴지는 선선한 기운....에 힘을실어 서서히 눈을 떳다... 눈앞에 흐릿하더니..서서히 천장이 보이고.... ....담배생각이 난다...담배가 어딧더라...고개를 들고 살펴보는데... ......맙....소.....사..... 내 앞엔 아니...우리 앞엔 그 녀석의 아버지....대대장....이 서 계셨다...!1! 난..그냥 자고있던 그 녀석을 팽개치고 엉거주춤 일어나고 아무말도 못한다. 경례라도 해야하는데... 알몸에 팬티한장 걸치고 경례를 할순 없지 않은가!1 그 녀석의 아버지...아니 우리 대대장....큰 키에 적당히 통통한 체격....카리스마 넘치는 큰 눈... 한번 안겨보고 싶단 생각이 그 짧은 순간에....난 미쳤다...미쳤다.... 그런쪽으로만 생각을 하니 내 물건에 서서히 피가 몰릴려 한다. 난 모르겠다....아무것도 모르겠다.... 대대장의 눈이 내 얼굴에서...서서히 밑으로 내려오다가...한동안 내 중심부에 꼿힌다. 잠시 헛기침을 하시더니....말씀하신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아....간부식당 막내구나...근데 우리 현태(김하사의 가명)랑은 어떻게 아는 사인가.."" ""네.고등학교 동창입니다"" ""음..그래...암튼 쉬다 가게...."" 돌아서기 전의 대대장의 마지막 눈빛....날 원하는듯한 눈빛....나만의 착각일까... 착각일까....착각일까.....이러지 말자....미치겠다....아... 철컥....묻은 닫히고.... 아직까지도 세상 모르고 자고 있는 녀석.... 혼란스럽다....젊음의 섹시함과 중후함의 섹시함... 내 이상한 욕망을 억제하기 위해 난 이 녀석의 팬티를 벗기고 미친듯이 페니스를 빨아댄다. 쪽~~쩝...쩝...스르릅..... 아...이 페니스의 향이 좋다....좋다......혼란스럽다..... ........... .......................... ............................................. 다음주..... 워게임 시물레이션을 이용한 우리 15사단의 훈련이 시작됐다. 난 간부식당의 일원으로 파견을 나간다... 낯설은 환경...낯선 사람들... 우린 취사병답게 마음껏 솜씨를 발휘하고... 저녁에 파견나간 내무반에서 누구랄것도 없이 각자 몰래 숨겨온 술을 꺼내들고... 이런 저런 얘기하며 거나하게 마셔댄다... 그런데 갑자기.... 낯익은 얼굴 한사람이 들어온다. 1호차 운전병....대대장의 운전병이다. ""아저씨...울 꼰대가 부르는데여~"" 엥...이건 또 무슨소린가..... ""이 츄리닝으로 갈아입고 나오세여"" 운전병이 건네준 츄리닝 한벌...군용은 아닌데...난 그걸로 갈아입고 나간다. 운전병이 말한다. ""간부들이나 부대밖으로 나갈수 있는데...아저씬 풀렸네...훈련중에~ 이거 입고 나가서 다목리 "xx단란주점"으로 택시타고 가면되여.."" ""근데...무슨일로 절 부르시죠?"" ""글쎄요~가끔씩은 이런일이 있긴 한데...나도 잘 몰라요"" 흠....혹시 현태와 나 사이를 아셨나... 아님..혹시...? 와...다목리는 육단리와 또 틀리네... 택시에서 내리니 xx단란주점 네온이 유난히도 반짝인다... 내심 좀 불안하기도 하고....한편으론 은근한(?)기대도 되고... 현태녀석은 이번 훈련엔 안왔으니까...대대장은 누구랑 있을까.... 서서히 단란주점 계단으로 내려간다. 슬리퍼가 유난히도 달가닥 거린다.내 맘처럼.... 문을 여니 쩌렁쩌렁한 음악소리에...노래소리.... ""어서옵쇼~"" 싼티나게 생긴 웨이터가 나를 반긴다. 쿵쾅쿵쾅 하는 음악소리에 내 심장도 함께 뛴다. "일행 있으십니까"" ""...네..저기...그게. ..그러니까..."" 미적거리는 내 말을 웨이터가 자르며 끼어든다. ""혹시 xx대대장님 일행 아니십니까?"" ""아...네 ..맞습니다."" 능글맞게 씩 웃는 웨이터...날 이끈다. 웨이터에 의해 룸 문이 열리고... 조용하고 어두컴컴한 룸안에 대대장...이 혼자 앉아 양주를 마시고 있다. 츄리닝을 입은 모습...새롭다...중년의 중후함....섹시함...아...이건 아니지... ""즐거운 시간 되십시요~"" ""필 승 !!"" ''됐다...여기선 그런거 따지지 말고 편히 있어라"" ""네 ! 알겠습니다 !"" ""어허~편히 있으래두... ....다 !....까!..없이 말해 !"" ""...네..."" ''이리와 앉아 !"" 맥주잔에 양주..맥주를 드리 붓더니...렢킨을 엎어 흔들며 회오리를 만들며 건넨다. 난 단번에 받아들어 원샷을 한다. 오랫만에 맛보는 폭탄주...무척 달콤하고 시원하다. 난 즉시 폭탄주를 만들고 젖은 랲킨을 천장에 딱...하고 붙인다. 그런 내 모습을 보더니...씩 ...웃는다. 현태 웃는 모습이 아버지를 쏙 빼닮았구나... 매력있다.멋있다. ............ .................... ................................... 여러잔의 폭탄주를 마시고...잠시 침묵이 흐른다... 갑자기 웨이터를 부르더니 아가씨 2명을 부른다. 내심 불안하다.특별한 말없이 술만 들이 붓다가 아가씨를 부른다... 날 왜불렀을까.... 우리 둘은...아니 넷은 신나게 노래부르고 술 들이붓고 정신은 서서히 흐려지고.... ................... .................................. .............................................. ""야!임마...여자 맛본지 오래됐지...오늘 2차 나가!"" ""아닙니다! 전 됐습니다..또 훈련중이기도 하고...."" ""아...참...그렇지..훈련중이지...음..그래...'" 그러더니 아가씨들을 돌려보내고...다시 조용해진 방.... 술이 좀 취했다. 술김인지 갑자기 대대장의 빨간 입술이 탐스럽다.빨고 싶다는 충동이 생긴다. 안돼....이러면 ....미쳤지..내가... ""그만 나가자!"" ""...네..."" 바같날씨가 시원하면서도 조금은 쌀쌀하다. ""따라와!!"" 난 대답없이 그저 멍하니 대대장을 따라간다. 더 이상 술 못마시겠는데..어떡하지... 어...근데 ...어디로 가는거지?... 어...여긴..? 모텔앞이다. 그는 계속 성큼성큼 들어간다. 다시 뛰는 내 심장... 불안하면서도 내심 기대하는 내 속마음... 현태가 생각난다...어떡하지...하면서도 설레이는 내 마음... 3층에 방까지 들어왔는데... 대대장의 아무렇지도 않는 행동.... 츄리닝의 상의를 벗는다. 생각보다 훨씬 좋은 대대장의 몸... 바지를 벗는다...팬티앞의 불룩한 심벌을 보니 서서히 흥분되는 나.... 날 힐끔 보더니 샤워하러 들어가는 그의 뒷모습...엉덩이마저 탱탱하다. 아들의 몸보다 더 건장하고...멋있고...아름답다.. 샤워를 마치고 나오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그의 몸을 난 차마 보지 못한다. ""땀 많이 흘렸으니 씻고 자라..."" 하며 담배 한대를 태운다. 난 샤워를 꼼꼼히 한다.구석구석 무척이나 열심히도 씻는다. 내심 무슨 기대를 하는지...미친... 샤워를 마치고 화장실을 나가기전...난 생각한다. 그는 분명히 골아떨어졌을텐데....어떻게 하지...하며 방으로 들어가는데.. 어?대대장은 맥주캔을 마시고 있다. 어색하게 침대 구석에 걸터앉는 내 모습... .....갑자기 끌어안으며 내 입술에 들어오는 그의 혀.... ......침대로 쓰러지며 그의 몸을 껴안는 나.... .......그 짧은 순간에 엄청나게 흥분되며....대대장의 입술을 정신없이 빨아들이며... .......내 양 다리는 그의 허리를 꼭 껴안는다. 그의 뜨거운 숨결...정신없이 더듬는 그의 손....내 귀두엔 프리컴이 질퍽해지고.... 그의 활화산같은 입속으로 들어가는 내 페니스.... 평소 지루였던 나지만 너무 흥분한 나머지 사정할것 같은 쾌감.... 현태와는 또 다른 남자의....중년 남자의 색다른 느낌.... 그를 다 갖고싶다는 나의 생각....혼란스럽지만....확실한...생각... 내 항문에 들어오는 그의 혀.... 거긴 안되는데....난 미칠것같다... ...정신없이 빨리는 내 항문....순간 그의 것이 들어왔으면...하는 내 생각.... 이 남자에는 받고싶다...보호받고 싶다.....넣어줘.... ......내 바램을 알았는지...그의 엄청난 귀두가 서서히 들어오는데..아프다... ....더 깊이 들어오는 그의 물건....서서히 움직이는 그의 물건...능숙하다는 느낌이 든다... .....시간이 조금 흐르니...아프니가 않다.... 서서히 빨라지는 그의 페니스.....나도 모르게 통증이 아닌 쾌감으로 이어지는 탄성이 나온다... .....아.....좋다....아......미치겠다.... ....갑자기 날 드러 눞히고 뒤에서 다시 들어오는 페니스... 또 다른 쾌감이다.... 미치겠다.... 아......아.......못참겠다....이런 쾌감은 도대체 뭐야....아.... 난 순간 미칠듯한 쾌감 끝에서 사정을 한다.... 챙피하기도 하지만....아직도 미치겠다... 갑자기 그의 것이 빠지고 등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정액의 느낌... 난 순간 고갤 돌려 그의 것을 입으로 받는다.... 그의 뜨거운 신음소리.... .................. .............................. ................................................... 난 그의 듬직한 품에 안겨있으며 현태 생각을 한다.... 나도 모르겠다....혼란스럽다..... 대대장의 입술을 다시 빤다...
2026-05-05
소설방
한국 5랄
두명거 ㅃ아줌 받으면서 4정 바텀
2026-05-04
트위터
[퍼옴] 군대에서 생긴일 - 2~4
제5포반(우리 부대는 포병부대였다)에 배정받고...고참들한테 한소리 듣고...샤워를 하고...점호를 받고....옷을 벗고 팬티바람으로 내 자리에 눕는다. .....잠이 안온다...잘 적응할 수 있을까.....부모님...여자친구...생각하다가 스르르 잠이 들려 하는데.. ""야~~신병!!"" "넵 이병 누구누구!!" "야~~일로 와봐라~~외로버서 잠이 안오네..영계함 먹어보자"" 고참의 목소리와 함께 주위에서 킥킥대는 소리.... 이건 또 뭐냐고...죽겠다고... 내 가슴 빨리고, 자지 조물락 거리고,내 엉덩이에 자지 부비고.... 기분이 묘하다.내 식은 아니었지만...오랫만에 느껴보는 남자의 체취...턱의 까칠한 느낌... 서서히 내 페니스에 피가 몰리는 느낌... ""와~~이 섀끼..대물은 대물이네~~"" ........................ ................................... ................................................. 다음날 아침...난 포대장의 부름을 받고 행정반으로 간다. 전혀 뜻밖의 소식.... 다름아닌...간부식당...이란 보직으로 배정받았다. 난 요리는 커녕 칼질도 못하는데....간부식당은 대대장 이하 하사들까지 밥먹는 곳이란다. 행정반 고참 말에 의하면 졸라 풀렸단다.보직 중의 땡 보직이라고.... 난 솔직히 음식냄새 옷에 베는거 싫은데...쪽팔리기도 하고... 암튼 난 고참을 따라 우리 포대를 빠져나와 간부식당이 있는 곳으로 간다. 생각보다 호화스럽다.간부식당이란거...에어컨도 나오네...휴게실도 따로 있고...와 좋다... 고참들에게 맞아가며 칼질배우고...요리배우고...청소하고.... ...........서서히 익숙해진다.와...칼질하는 내 모습..내가 봐도 신기하다. 그런데...산넘어 산이라더니...써빙을 해야 한단다. 까운을 입고 써빙하는걸 배운다. 간부들이 식사하는 식당과 부억 사이에 조그마한 통로가 있고 그 사이에 커텐으로 가려져 있다. 점심 준비를 열심히 하고..(아무리 간부식당이라 해도 군인인데 ,식단이 좀 호사스럽다.) 간부들이 서서히 들어온다.난 까운을 입고 경례를 하며 식당홀에 대기하고 있다. 대대장이 올때까지 자리에 앉아서 각 테이블당 배치된 찌게에 불을 켜고.... 뒤늦게 허둥지둥 뛰어 들어오는 간부...모자를 벗는 그 하사관... ....................... .............................. ........................................ 맙소사...그 하사관은 다름아닌 ....그 녀석.... 그 녀석의 놀란 눈....군복을 입어서일까...늠름하다. 남자냄새가 물씬 풍긴다..... 까무잡잡한 피부....말끔히 면토한 턱선....여전히 섹시하다...... ................. ...................... ................................. 간부들의 식사가 끝나고 부억에서 설겆이 하는 날 그녁석이 부른다... 맴맴.....찌렁찌렁하게 내리쬐는 햇살속에서 울리는 매미소리.... 잠시 그녀석과 나 사이에 침묵이 흐른다... 그녀석이 먼저 말을 꺼낸다.. ""이 자식...더 늠름해졌다~~몸도 더 좋아지고..."" "김하사님 역시 더 멋있어 졌습니다."" 가슴이 뭉클해진다...무척이나 보고싶었던 녀석....가슴 한구석에 늘 묻혀있던 녀석.... 그 녀석이 지금 내 앞에 이렇게 멋진 모습으로 서있다니.... 날 간부식당 옆의 휴게실로 데려간다... .........아무도 없는 휴게실........... ....갑자기 와락 끌어안으며...그 녀석의 뜨겁고 촉촉한 입술..... 그 녀석의 뜨거운 입술... 담배맛이 나는 야릇한 입술맛...그 녀석만의 남성다운 체취.... 예전의 천국의 느낌...아니 그 보다 더 감미롭다. 내 어깨에서 등으로...허리로 내려오는 그 녀석의 따스한 손의 느낌에 파르르 일어나는 내 피부의 떨리는 느낌...너무 좋다. 서서히 부풀어 오르는 그 녀석의 물건이 느껴진다. 이미 흥분될데로 되버린 ....프리컴으로 살짝 젖어있는, 내 페니스가 덮여있는 팬티속으로 그 곰같은 손이 들어와 꽉 잡는다. 우리의 그 뜨거운 키스는 서로의 침을 맛있게 빨아먹으며 계속 이어졌다. 몇분이나 지났을까... 우리만의 꿈같은 시간은 낯선 목소리에 의해 깨어진다. ""김하사!! 김하사 어딨나!!" 이 녀석을 누군가가 부르고 있다. 우린 서둘러 입을 떼고 서로의 바지에서 손을 빼는데.....맙소사!... ......내 프리컴이 묻어있는 그 녀석의 손가락을 자기 입술로 빨아내는데.... 미칠듯이 섹시하다. 순간 나도 모르게....."사랑해...".....라고 고백한다. 환하게 미소짓는 그 녀석의 그 멋진 미소란..... .................. ............................ 휴게실 앞에 사람들의 인기척이 느껴진다. 발기된 우리의 물건을 어찌한담....순간 당황된다. 그 녀석과 난, 순간 의자에 허둥지둥 달려가 앉는다. ....철컥...휴게실 문이 열리고 몇명의 간부들이 들어온다. ""필승!!"난 순간 일어나 경례를 하는데...아직 흥분이 가시지 않은 내 중심부에 간부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니가 이번에 간부식당에 새로 들어온 얘구나~"" ""네 그렇습니다!""(이등병의 군기가 아직까진 살아있다.사실 간부식당에서 조금만 더 지내다보면 간부들과는 친해져서 격식이 많이 없어지기 마련이다) ""그래 열심히 해봐라~근데 니 자지는 원래 그렇게 볼록 튀어나왔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내 바지 중심부를 더듬는다.응큼하게 웃는 그 간부...사실 잘생기긴 했다. 그 녀석...아니 내 사랑이 그 순간이 못마땅한지 약간 일그러진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서며 한마디 한다. ""이제 그만 가시죠!! 훈련이 얼마 안남아서 정비할게 많지 않습니까.."" .............. ..................................... ........................................................... 우린 그렇게 아쉬운 눈빛만 남긴채 다시 헤어진다. 그래도 좋다.이제 이 녀석을 다시 만나게 됐으니.... 아무리 생각해도 꿈만같다.그 녀석을 생각하니 다시 흥분될려 한다.참아야쥐... 난 순간 산더미같이 쌓여있을 설겆이를 생각하며 허둥지둥 간부식당 부엌으로 달려간다. 절로 콧노래가 나온다.. ................. ............................ .............................................. 다음날 토요일 점심시간.... 간부식당 홀에서 점심을 먹으러 들어오는 간부들을 하나하나 유심히 보면서 그 녀석이 나타나길 기다린다. ................... ............................... ............................................ 모든 간부들의 식사가 끝나도 오지 않는 그 녀석...... 무슨일이 있나.....암튼 너무도 허탈하다...괘씸하기까지 한다..... ................... ................................. ....................................................... 간부식당 점심을 다 마치고 우리 중대로 다시 돌아왔다.(간부식당은 일반 취사병과는 달리 토요일 점 심 이후부터 일요일까지 쉰다.) 그 녀석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아 ...멍...하니 내무반에서 티비를 보는데...티비 내용은 눈에 들어오질 않는다 .그런데 행정반에서 날 부른다.. 무슨일이지....행정반으로 들어간다. ""누가 너 면회왔단다.A급 군복으로 갈아입고 면회 나갈 준비해!"" .....누가왔을까....여자친구는 아닐건데.... 군복을 갈아입고 고참들...에게 신고하고...선임하사에게 최종적으로 신고를 마치고...면회를 나간다. 면회소로 걸어가면서도 누군지 궁금하다... 누굴까..... 저기 앞 면회소가 보인다.... ....서서히 가까워지는 면회소....그 앞에 누군가가 담배를 태우며 서성거린다... ....내 입가엔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유난히도 햇살이 좋다. 철원의 빼어난 산새속에 쩌렁쩌렁 울려대는 매미 울음소리가 오늘따라 유난히 정겹게 들린다. 따스한 햇살속에 서있는 한마리 흑표범같다. 그 녀석...내게 이런 감동을 줄 줄이야...^^ 날 보며 씩 웃으며 번쩍 치켜드는 손... 난 경례로 보답(?)한다... ""필 승 !!"" ""됐어~이 자식아~ 너도 군발이 됐다고 그 새 능청스러워졌네~배고프지~가자!!"" 얼떨결에 그 녀석의 팔짱에 이끌려 첨 면회나온 육단리의 거리를 두리번거리는데 갑자기 삽겹살 집으로 들어간다. 자식...뭐 먹고 싶냐고 물어보지도 않네...하고 생각하다가 삽겹살의 향기로운 냄새(?)에 나도 모르게 군침이 꿀꺽~~^^ 우린 예전 고등학교때 땡땡이 까고 먹던 가락데로... 삼겹살 3인분에 소주 2병..콜라 2병을 주문한다. 게걸스럽게 먹던 우리...어느새 테이블엔 5병의 소주가... 포만감에 식당을 나와 당구장으로 간다. 내 당구 실력은 녹슬지 않았다. 세게임 내리 멋진 쿠션으로 마무리 하고.... ...................... ......................................... 솔직히 그와의 시간이 지날수록 더 궁금해진다. 우리의 마지막날 사건.... 그 이후로 어떻게 된건지..... 왜 연락이 끊겼는지........... 그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물었다.... 그 녀석은 옛생각에 조금은 괴로운지 담배만 쭉 들이키고.... 둘 사이 어색한 침묵이 흐르고... 이건 아니다.... 어...저기 모텔이 보이네... 난 얼른 그 녀석을 이끌고 슈퍼로 일단 들어가 양주와 얼음,안주거리를 대충 사고 다시 나와 그 모텔로 향한다. 그런데 갑자기 멈춰선 그 녀석... ""모텔은 안간다!1"" 앗...이건 무슨소리...내가 넘 앞서간건가... ""여기 내가 사는 방이 따로 있어~`임마~내 집으로 모셔야쥐~"" 생각보단 깔끔한 방....나 온다고 청소하는데 힘들었다는 그 녀석의 귀여운 투정.... 근데 좀 덥다.....옷을 후다닥 벗고 샤워하러 들어간다. 쏴아....찬물을 맞으니 술기운에 약간 흐릿해던 정신이 되돌아온다... 역시 내 몸은 예술이야^^ㅋㅋㅋ 슬그머니 들어오는 흑표범같이 말쑥한 그 녀석의 알몸이 거울에 비친다. 더욱 늠름해진 그 녀석의 몸...까무잡잡한 피부하며...굵은 목에 팔뚝... 빵빵한 가슴하며...여전히 실한 페니스...단단한 장딴지.....예술은 따로 있었다. 갑자기 덥치는 그 녀석의 격렬한 몸... 난 모든걸 맡긴다... 내 실한 엉덩이에 비벼오는 그 녀석의 물건..내 가슴과 페니스는 쉴 틈이 없고..... 난 뒤돌아서 그녀석의 탐스런 입술을 빨다가 턱을빨고 목....가슴....배에 이어... 그녀석의 물건을 처음으로 빨아본다. 팽창할대로 팽창한 귀두....굵직한 몸통에 나있는 힘줄.... 조금씩 나오는 프리컴....맛있다.... 이 녀석의 모든걸 먹고싶다....이 순간 죽어도 소원이 없겠다...생각하는데 갑자기 날 방으로 데려가 침대에 눕힌다. 물에 젖어있던 내 몸을 정신없이 탐하더니.... 그곳은 안돼....에널을 정신없이 핥고 빤다... 아....천국의 느낌....허리는 저절로 공중으로 뜬다.... 쩝쩝대며 빨아대는 소리에 더욱 더 흥분된다. 그런데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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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둘은 잠시 떨어진 채 어색한 침묵을 이어갔다. 먼저 입을 연 건 태강이었다. "...빨리 마무리하자. 이리 와봐." 아직도 심장이 진정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쓸데없는 감정에 휘둘릴 때가 아니었다. 새벽을 지켜줄 부적을 완성하는 게 먼저였다. 태강은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붓을 다시 들었다. 하지만 태강과 달리 새벽은 완전히 굳어 있었다. 걸음을 떼는 것조차 어색할 정도로 뚝딱거리며 겨우 태강 앞에 섰다. 둘은 아까와는 달리 서로 시선을 제대로 마주치지 못했다. 눈을 피해 엇갈린 시선 속에서, 태강은 묵묵히 붓을 움직였고 새벽 역시 어색하게 고개를 돌린 채 가만히 서 있었다. 말 한마디 없이 이어지는 정적은 점점 더 묘하게 가라앉았다. 그러던 중, 태강의 붓이 새벽의 가슴의 민감한 부분을 스치듯 지나갔다. "흡..." 아주 짧은 소리였지만, 조용한 공간에서는 유난히 또렷하게 울렸다. "...." 순간 공기가 멈춘 듯 고요해졌다. 태강이 멈칫하며 고개를 들었고, 새벽과 눈이 마주쳤다. 동시에 둘의 얼굴이 붉어졌다. 마주친 시선은 오래 가지 못하고 곧바로 흩어졌다. 괜히 더 어색해진 분위기를 깨려는 듯, 태강의 입에서 쓸데없는 말이 튀어나왔다. "어... 야... 미안하다. 안 그래도 혈기왕성한 나이에... 빨리 끝내줄게, 쨔샤..." "형!!" 얼굴이 새빨개진 채 새벽이 외치자, 그제야 긴장이 툭 풀린 듯 태강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하, 왜... 뭐 틀린 말 했냐?" 낄낄거리며 웃는 태강을 보며 새벽은 순간 울컥했지만, 이상하게도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오히려 그 웃음에 조금 전까지의 어색함이 자연스럽게 풀려버렸다. 그렇게 부적을 모두 그려 넣은 태강은 두 발자국 정도 물러섰다. 손으로 인을 맺은 채 집중하더니, 낮게 진언을 읊기 시작했다. 조용히 흐르던 공기가 묘하게 떨리며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내 새벽의 몸에 새겨진 부적들이 붉은 기운을 띠기 시작했다. 처음엔 은은하게 번지던 빛이 점점 또렷해지더니,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미세하게 맥동하며 빛났다. "급급여율령!" 짧고도 힘 있게 진언을 마무리한 태강이 손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그대로 새벽의 몸 위, 부적이 그려진 자리에 손바닥을 가져다 대고 눌렀다. 순간 붉은 빛이 한 번 강하게 번쩍였다. 그리고 다음 순간, 그 빛은 거짓말처럼 스르르 사그라들었다. 마치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부적의 흔적은 완전히 사라져 있었다. "...어...?" 눈앞에서 벌어진 일을 믿을 수 없다는 듯 새벽이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았다. 손으로 이곳저곳을 짚어보며, 방금까지 분명히 그려져 있던 부적의 흔적을 찾으려 했다. 하지만 아무리 살펴봐도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눈에 띄면 흉해 보일까 봐 살짝 재주 좀 부렸는데, 그게 그렇게 신기하냐?" 태강의 물음에 새벽은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눈앞에서 사라졌는데 안 신기해요? 완전 마술 같잖아요..." "이 새끼야. 니 눈에 귀신 보이고, 니 귀에 귀신 떠드는 소리 들리는 게 더 신기한 거 아니냐?" 듣고 보니 맞는 말이라 새벽이 뒷머리를 긁으며 어색하게 웃자, 태강은 그런 새벽을 가만히 쳐다보다가 입을 열었다. "한 번만 더 헛짓거리해서 사람 피곤하게 해봐라. 안 그래도 일 많아서 죽겠는데..." "...죄송해요." 진심으로 반성하는 듯 고개를 숙인 채 표정이 가라앉자, 태강의 기세도 금방 누그러졌다. 잠시 망설이던 그는 결국 새벽의 손을 덥석 잡았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새벽이 눈을 크게 떴다. 하지만 이전과는 달랐다. 이번엔 손을 빼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연스럽게 손가락을 얽어 깍지를 끼며 더 단단히 잡았다. "너 뭐 하냐..." "...형이 먼저 잡으셨잖아요. 저, 불안해 보였어요?" 평소와 달리 한풀 꺾인 듯한, 어딘가 어리광이 섞인 목소리였다. 태강은 그걸 듣고 피식 웃었다. "조용히 해. 부적에 내 신력 주기적으로 넣어줘야 되니까." "음...?" 새벽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고개를 갸웃했다. "주기적으로요?" "뭐, 안 해도 되긴 하는데... 해주면 더 튼튼해진다고 보면 돼." "음..." 잠깐 더 생각하던 새벽이 슬쩍 시선을 들어 태강을 바라봤다. "그럼 앞으로... 주기적으로 손 잡아주신다는 거네요?" "...?!" 별 의미 없는 사실을 짚은 것뿐인데, 그 말 한마디에 태강의 심장이 쿵 하고 크게 뛰었다. 그렇게 그날 이후, 신력 공급을 핑계로 새벽은 예고도 없이 태강의 손을 잡아왔다. 툭, 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손을 얹어오거나, 아무 말 없이 깍지를 끼어버리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태강은 기겁한 얼굴로 손을 확 빼내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야! 미친 새끼야! 밖에서 이러지 마!” 마치 누가 보기라도 할까 싶은 사람처럼, 고양이가 하악질하듯 날을 세웠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한 번 뿌리친 손은 오래 가지 않았다. 잠시 뒤면 다시, 마지못한 척 손을 내어주고 있었다. 짜증 섞인 표정으로, 툭 내밀듯이. “…잠깐이다. 오래 잡지 마라.” 그 말과는 다르게, 먼저 손을 내놓는 쪽은 늘 태강이었다. 그렇게 무난히 시간이 흐르는 사이, 둘의 감정은 알게 모르게 깊어져만 갔다. 서로 닿을 듯 말 듯, 아슬하게 선을 넘지 않은 채. 분명 가슴은 몇 번이고 크게 요동쳤지만, 그게 어떤 감정인지 아직 잘 알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게, 태강은 스스로를 이성애자라 굳게 믿고 있었다. 지금 느끼는 이 낯선 감정 역시, 그저 붉은 실의 영향일 뿐이라며 애써 선을 그었다. 반면 새벽은 달랐다. 평생 처음으로 누군가에게서 느껴보는 따스함과, 설명할 수 없는 이 감정을 그저 은인에 대한 감사쯤으로 여기고 있었다. ‘잠깐만… 내가 이렇다는 건… 설마 저 새끼도… 홍선 영향 받아서…?’ 태강은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 자신이 느끼는 이 감정이 전부 홍선 때문이라면, 새벽 역시 같을 가능성이 있었다. 그 생각이 드는 순간 괜히 가슴이 더 요동쳤다. “음… 어…” 헛기침이 새어나왔다. 손을 잡고 있던 새벽이 고개를 기울이며 태강을 빤히 바라봤다. “형? 뭐 할 말 있어요?” 태강은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괜히 심장이 더 빨리 뛰었다. 이걸 말해야 하나, 말면 안 되나. 혼자 오버하는 건 아닌지 머릿속이 복잡하게 얽혔다. 결국 먼저 입을 열었다. “잘 들어… 나 여자 좋아해.” “네?” 새벽이 눈을 깜빡였다. “갑자기요? 알고 있는데요. 형 클럽 얘기 입에 달고 사셨잖아요.” 너무 당연하다는 듯한 반응, 그리고 그래서 뭐 어쩌라는 거냐는 표정. 그 순간 태강의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괜히 혼자 의미 부여하고, 혼자 결론 내리고, 혼자 선 긋다가 결국 혼자 민망해진 꼴이었다. “…아니… 그게 아니라….이 새끼야!! 자꾸 손잡고...그러니까..니가 오해 할까봐...!!” 말이 꼬였다. 지금 이 상황, 누가 봐도 자기 정체성 숨기려고 먼저 선 긋는 사람처럼 보이고 있었다. “….?” 당황해하는 태강의 모습에, 왠지 모르게 장난기가 발동한 새벽은 일부러 더 진지한 표정으로 태강을 바라봤다. “뭐… 뭐!! 너!! 내가 그런 눈으로 쳐다보지 말랬지!?” “…내가 만약 형 좋아하면요? 아니… 사, 사랑…” “아, 아잇!! 개 새끼야!!!” 태강은 버럭 소리를 지르며 즉시 손을 놔버리고, 빠른 걸음으로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그 행동이 너무 급박해서 거의 도망치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아!! 형!! 죄송해요!! 장난이었어요!! 화나셨어요?!” 입으로는 사과를 하면서도, 얼굴에는 씨익 웃음이 번져 있었다. 새벽은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태강의 뒤를 졸졸 따라갔다. 태강은 미칠 노릇이었다. 저 자리에서 도망치듯 나와버린 이유는 단순했다. 얼굴이 타는 것처럼 달아오르고 있었고, 심장은 미친 듯이 뛰어서 숨까지 가빠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처음 느껴보는 두근거림과 설렘이, 하필 남자라니. 그런데 더 이상한 건 따로 있었다. 자괴감조차 들지 않을 만큼, 그 감정이 지나치게 선명하고… 또, 설레고 있었다. 정말로 이게 전부 붉은 실 때문인지, 아니면 그 이상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새벽의 장난에도 가슴이 두근거린 태강은, 그 상태를 들키고 싶지 않았다. 그렇기에 방문을 걸어 잠근 채 퉁명스럽게 말했다. “피곤한데… 장난질은... 잘 거니까 깨우지 마.” “아… 형… 죄송해요!! 알았어요… 좀 이따 올게요…” 문 밖에서 발걸음이 멀어졌다. 그렇게 돌아선 새벽은 잠시 멈춰 섰다. 괜히 뒷머리를 벅벅 긁으며 생각에 잠겼다. 평생 장난이라는 걸 좋아해 본 적도, 쳐본 적도 없던 삶이었다. 친구들에게조차 그런 걸 해본 기억이 없었는데, 방금 전 자신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런 말을 꺼냈다. 그게 이상하게도… 나쁘지 않았다. 당황한 얼굴로 도망치듯 방으로 들어가던 태강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걸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입가에 자꾸 미소가 걸렸다. 새벽은 그게 신기했다. 왜인지 모르겠는데, 태강만 보면… 태강이랑 같이 있으면 자꾸 웃음이 났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공부도 결국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 태강은, 이제 일을 접고 공부에만 매달리고 있는 새벽의 상태가 은근히 신경 쓰였다. 그래서 여진의 입시 전문 코디가 해줬던 조언을 떠올렸다. 체력이 무너지면 공부도 오래 못 간다는 말이었다. “아침마다 좀 뛰고 와라. 가볍게라도.” 그 말에 새벽은 별다른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나날이 반복되던 어느 날이었다. 이제는 영청에 이어 영안까지 트인 새벽은, 처음엔 밖에 나서는 것조차 두려워했다. 하지만 태강이 새겨넣어준 부적 덕분에, 보이고 들리기는 해도 다른 영적인 존재들은 새벽을 인지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새벽은 이제는 밖을 자유롭게 돌아 다닐 수 있었다. 그날도 평소처럼 아침 조깅을 나선 길이었다. 오랜만에 뒷산 쪽으로 코스를 잡아 가볍게 뛰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응급차 한 대가 요란한 사이렌을 울리며 포장된 도로를 질주해 지나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갓길에 급히 멈춰서는 모습이 보였다. 무슨 일인가 싶어 그쪽을 스쳐 지나가던 순간이었다. 산에서 굴러 떨어진 듯, 피투성이가 된 남녀 커플이 보였다. 둘 다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그때였다. 새벽의 눈에 보이지 말아야 할 것이 겹쳐 보였다. 여자는 아직 영혼이 몸에 붙어 있었지만, 남자는 달랐다. 여자를 감싸안은 채 떨어진 남자는, 어딘가 허무한 표정으로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존재를 바라보고 있었다. 검은 기운을 두른 저승사자가 살생부를 내려다보며 무언가를 읊고 있었다. “…여자는 살고… 남자는 죽겠네… 쯧쯧…” 무심코 중얼거린 말이었다. 새벽은 그대로 발걸음을 옮기며 자리를 떠나려 했다. 그 순간이었다. 그 혼잣말을 들은 중년의 여성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새벽의 뒷모습을 빤히 바라봤다. 그러더니 입꼬리를 슬쩍 올리며 중얼거렸다. “…신을 담는 그릇도 아니고, 제자의 길을 가는 것도 아닌데… 영안이 트여?” 잠시 뜸을 들이더니, 낮게 웃음을 흘렸다. “그거 참… 재밌는 놈이네. 그쵸, 어르신?” 허공을 향해 속삭이자, 그 뒤편에서 형체조차 온전히 잡히지 않는 흉악한 기운이 일렁였다. 기괴한 웃음소리가 낮게 번져나왔다. 이내 웃음이 뚝 끊기더니, 허공을 가르듯 낮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뿐만이 아니다… 놈에게서 아주 맛있는 냄새가 난다. 아주 진하고… 독한…” “네..?” “어찌된 일인지, 제법 기운이 센 무당이구나... 부적으로 눌러두고는 있다만…잡귀따위들은 부적때문에 모르겠지만...난 다르다.. 느껴진다... 내가...천 년을 존재해왔지만 저 정도로 짙고 독한 탁기는 처음이다. ” 흉악한 기운이 서서히 형체를 갖추며 모습을 드러냈다. 비틀린 형상, 일그러진 윤곽. 그것이 입맛을 다시듯 혀를 굴리자, 주변 공기가 눌린 듯 일그러졌다. “…그렇다는 건, 어르신.” 중년의 여성이 입꼬리를 천천히 끌어올리며 물었다. “저놈의 영혼을 먹어치우면…?” “그래.” 짧게 떨어지는 대답이었다. “이 지긋지긋한 현세를 벗어나, 진정한 악신으로 거듭나겠지.” 그 말이 끝나자 둘 사이에 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동시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소름이 끼칠 만큼 뒤틀린 웃음이었다. 둘은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은 채, 방금 전까지 새벽이 서 있던 방향을 집요하게 노려봤다. 그날 이후 중년의 여성은 새벽이 조깅을 하는 곳을 맴돌며 호시탐탐 기회만 노렸다. 태강이 새겨둔 부적의 기운이 생각보다 강해 자신의 영력만으로는 깨뜨릴 수 없었다. 그것은 곧 여성이 몸주로 삼은 악신에 가까운 악귀조차 새벽에게 직접 접촉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 "어르신...생각보다 그 무당이 정말 강한데요...제 영력만으론..." "그걸 쓰자구나..." 그 말을 듣자 중년 여성의 입가에 소름 끼치는 미소가 번졌다. 곧장 차를 몰고 깊은 산속, 숨겨둔 오두막으로 향했다. 오두막 지하실로 내려간 그녀는 가장 깊숙이 보관해둔 항아리를 꺼냈다. 항아리에는 수많은 부적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고, 들자마자 안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리듯 들썩였다. 여성은 사악하게 웃으며 그것을 들고 다시 새벽이 조깅하는 곳으로 향했다. 평소처럼 조깅을 하던 새벽 앞에 나타난 여성은 무거운 것을 옮기는 듯 낑낑거렸다. 처음에는 그대로 지나치려 했지만, 도와달라는 말에 잠시 멈췄다. 겉모습만 보면 영락없는 수상한 존재였기에 무시하려 했지만, 부적 덕분에 귀신이 자신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결국 조심스럽게 다가섰다. "...저기...죄송한데...제가 허리를 다쳐서...이걸 제 차에 실어버리는것만 어케좀 도와주실수 잇나요?" 겉모습과 달리 정중한 말투였다. 겉만 보고 판단했던 자신을 속으로 책망하며 새벽이 항아리를 잡는 순간, 여성은 입꼬리를 올리며 뚜껑을 열어버렸다. "...?!" 순간 새벽의 표정이 굳었다. 항아리 안에서 엄청난 탁기를 내뿜는 어린 영혼 하나가 그를 뚫어져라 노려보고 있었다. 그 즉시 새벽의 몸에 새겨진 부적이 반응하며 탁기를 밀어내려 했지만, 원한과 살의가 너무도 짙었다. 부적에 금이 가기 시작하더니 보호하던 기운이 산산이 부서졌다. 그리고 그 탁한 영혼은 그대로 새벽에게 달라붙어 저주의 낙인을 새겼다. 새벽의 안색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몸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고, 비틀거리며 급히 집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쳇...바로 안 죽어버리다니...그 무당새끼가...어지간히 정성을 들였나 보네..." "따라갈까요..?" "냅둬라...어차피 저주의 낙인 때문에 얼마 안 가 죽을 거고, 그 영혼은 다시 이 항아리로 돌아올 테니까..." 그동안 태강이 주기적으로 신력을 공급해준 덕에 즉사는 면했지만, 상태는 빠르게 악화되고 있었다. 한참 점사를 보던 태강은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모든 것을 내팽개치고 뛰쳐나갔다. 신발조차 신지 않은 채였다. 집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 붉은 실이 점점 생기를 잃은 듯 깜빡이고 있었다. 태강은 덜덜 떨리는 몸으로 그곳을 향해 달렸다. 그리고 그 끝에, 사색이 된 채 바닥에 쓰러져 떨고 있는 새벽을 발견했다. "새...새벽아...성새벽!!" 태강은 숨이 턱 막힌 채 그대로 무너질 듯한 새벽을 끌어안았다. 손끝에 닿는 체온이 이미 심상치 않았다. 식은땀이 흥건하게 배어 있었고, 몸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새벽아...야...정신 차려...야!!" 새벽은 제대로 대답조차 하지 못한 채 흐릿하게 태강을 바라봤다. 눈동자가 제대로 초점을 잡지 못하고 흔들렸다. 입술은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 "...형..." 그 한마디가 겨우였다. 태강은 이를 꽉 깨물었다. 손목에 이어진 홍선이 미친 듯이 흔들리고 있었다. 단순한 위기가 아니었다. 생명 자체가 깎여나가고 있다는 신호였다. "...이게 무슨..." 손을 가져다 대자 느껴지는 기운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지독했다. 살기와 원한이 뒤섞인 저주. 그것도 한두 번 얽힌 수준이 아니라, 깊숙이 파고든 낙인이었다. 얼마나 지독한지 지금 태강조차 벌벌 떨며 온몸이굳어 버릴 정도였다. 태강은 급히 자신의 신력을 쥐어짜내어 저주의 기운을 밀어내려고했으나 하필이면 이때 새벽의 몸안에 억눌렸있던 탁기가 저주와 공명하며 태강의 신력을 압도할정도로 밀어내버렸다. "...미친..." 욕설이 낮게 흘러나왔다. "어떤 개 새끼가...." 태강의 눈빛이 완전히 식어버렸다. 분노가 아니라, 더 위험한 쪽으로 가라앉은 상태였다. 새벽의 몸을 조심스럽게 끌어안은 채 그대로 일어났다. 평소라면 장난이라도 쳤을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그런 여유가 단 한 톨도 없었다. "버텨...이 새끼야...버텨..." 태강은 거의 뛰다시피 집으로 향했다. 맨발이었지만 신경 쓸 겨를조차 없었다. 발바닥이 찢어지든 말든 상관없었다. 그렇게 새벽을 겨우 끌고 집으로 들어오자마자 독한 기운에 반응한 신령들이 일제히 태강과 새벽에게 몰려들었다. 사색이 된 새벽을 끌고 들어온 태강의 상태를 본 행랑어멈은 상황의 심각성을 단번에 눈치챘다. 급히 손님들을 수습해 모두 돌려보내고, 능숙하게 사과와 대처를 마친 뒤 집안의 문을 굳게 걸어잠갔다. 새벽을 보자마자 가장 먼저 소리를 지른 건 선녀신이었다. 신령이 여럿 좌정한 집이라 웬만한 탁기나 살기, 음기는 닿는 순간 소멸하는 것이 정상이었지만 이번 것은 달랐다. 신령들의 심기를 건드릴 정도로 독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더 커지는 기세였다. "새..새..새벽이가...흐읍...주..죽어가요..제..제발...할배...서..선녀님...부..불사 할매..동자님...제발...어케좀 네..?!" 태강은 멘탈이 완전히 무너진 듯 흐느끼며 덜덜 떨고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무너져버린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본 선녀신은 그대로 태강의 뺨을 세게 내리쳤다. "정신 안차려!? 제일 침착하게 대처해야 할 니가 지금 뭐하자는건데?!" 그제서야 태강의 눈이 돌아왔다.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이를 악문 태강은 곧바로 새벽을 끌고 신당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곧바로 의식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신령들의 기운이 워낙 강한 곳이었기에 저주의 잠식은 일시적으로 멈춰 있었다. 태강은 온 힘을 쥐어짜 저주를 밀어내려 했지만, 탁기를 양분 삼은 저주는 거세게 반발하며 좀처럼 밀려나지 않았다. "허억..허...헉..." 벌써 몇 번이나 시도했지만 소용이 없자 선관도사는 혀를 차더니 새벽의 몸에 새겨진 저주 낙인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염매로다...아직도 이 땅에 그런 사악한 주술을 하는 천벌 받을 이가 있다니..." "염...매...?" "아이를 굶긴 후 특정 주구에 담아 살해하고, 그 영혼을 주술로 속박해 태자귀로 만들어 조종하는 술법이다..." "미친 새끼들..." "더군다나 이 원한과 낙인의 깊이를 보아하니...아주 오래 묵은 놈이다..." "그래서...어떻게 해야 하는데...어..?!" 선관도사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태강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죽을 수도 있다...그래도 할 거냐?" 처음으로 죽음을 경고하는 진지한 말이었다. 태강은 잠깐 말을 잇지 못했다. "...에이...할배...장난치지 말..." "넌 지금 이게 장난으로 보이냐?" 차갑게 내려앉은 목소리였다. 태강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새벽의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침을 꿀꺽 삼켰다. "...원치도 않게 박수 되고 나서 막 살다가...처음으로...뭔가 제대로 해보려고 하는데...그걸 지금 누가 망쳐...나 화도 존나 나고...무엇보다..." 괴로워하는 새벽의 모습을 보며 태강의 눈빛이 굳어졌다. "그래서 뭘 해야 해?" "...역살을 내려야지..." 상대가 보낸 저주와 살을 그대로 되돌려 보내는 술법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대가가 컸다. 압도적인 신력과 정신력, 체력은 물론 경우에 따라 생명력까지 요구되는 위험한 의식이었다. 선관도사가 입을 열려는 순간이었다. "영감님!!!" 선녀신이 소리를 지르며 급히 앞을 막아섰다. "미쳤어요!? 지금 저 염매 태자귀 독한 탁기 안 보여요?! 그러다 우리 태강이 죽어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선녀신은 곧바로 태강에게 다가가 목소리를 낮췄다. "...태강아...이거 아니야...너 그러다가 진짜..." "선녀님...부탁이에요...제발 도와주세요..." 태강의 눈은 흔들림이 없었다. 선녀신은 한참을 바라보다가 결국 한숨을 내쉬었다. "...정화는 내가 전문이니까...도와줄게..." 그 말에 태강은 짧게 웃었다. 곧바로 선관도사가 알려준 대로 의식을 준비했다. 새벽을 방진 안에 눕히고 진언을 외우며 의식을 시작했다. 칼춤을 추고, 방울과 부채를 흔들고, 군웅칼로 닭의 멱을 따 피를 뿌리며 몇 시간을 이어갔다. 그때였다. "다 죽일 거야...니네 다 죽일 거야!!!!" 비명과 함께 태자귀가 모습을 드러냈다. 지독하고 강력한 원한이었다. 아무리 태강이 모시는 신들이 격이 높은 존재라 해도, 인간의 몸을 통해 끌어낼 수 있는 힘에는 한계가 있었다. 태강은 신들의 힘을 빌려 금강저를 쥐고 처절하게 맞섰다. 격렬한 사투 끝에 금강저가 태자귀를 꿰뚫었다. 그러나 태자귀는 끝까지 저주 어린 눈물을 흘리며, 마지막으로 새벽을 끌고 가려 했다. 그 순간 태강이 움직였다. 군웅칼로 자신의 손을 베어 피를 짜낸 뒤, 재빨리 부적을 그려 넣으며 진언을 외쳤다. "급급여율령!!" 순간 방향을 틀어버린 태자귀의 마지막 발악이 그대로 태강의 몸을 관통했다. "커헉!!" 태강은 피를 토하며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그그와 반대로 새벽은 점점 의식을 되찾아갔다. 의식이 모두 끝난 뒤, 그나마 신령들이 보이는 행랑어멈에게 선관도사가 상황을 전하자 행랑어멈은 능숙하게 뒷수습을 하기 시작했다. 정신을 차린 새벽은 자신이 분명 길거리에서 쓰러졌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런데 눈을 떠보니 자신의 방 안에 누워 있었다. 상황을 파악하자마자 벌떡 일어나 곧바로 태강을 찾기 시작했다. 태강의 방 앞에 도착한 순간, 문에 빼곡하게 붙은 부적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행랑어멈이 앞을 막아섰다. "...도사님이...새벽 총각 절대 들이지 말라고..." "...왜요..?" "글쎄...암튼 안돼요..." 그 말 한마디에 새벽은 뭔가 크게 잘못됐다는 걸 직감했다. 그대로 들어가려 하자 행랑어멈은 일꾼들까지 불러 세워 막아섰다. 새벽은 이를 악문 채 결국 발걸음을 돌려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한편, "에효...사랑이 좋긴 좋아...다 죽어가는 마당에..." 선녀신이 사경을 헤매고 있는 태강의 이마에 손을 얹으며 푸념하듯 말했다. "...너도 참 순정파구나...잠깐 정신 차린 사이 부적부터 써서 기운을 틀어막아버리다니...그렇게 니 낭군이 걱정되더냐?" "...콜록...허억...서..선녀님...이 상황에서도...그런 말씀을...허억!" 저주와 살 역시 탁기였고, 탁기는 곧 음기였다. 음기는 더 강한 음기를 따라붙는 법이었다. 그렇기에 자신이 받은 살이 새벽에게 다시 옮겨갈 것을 우려한 태강은, 부적을 써서 단 하나의 탁기도 새벽에게 향하지 못하도록 붙잡아 두고 있었다. 자신의 방 침대에 앉아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답답해하던 새벽은 한숨만 연달아 내쉬고 있었다. 그때였다. 방문 앞에서 고개만 빼꼼 내밀고 있던 동자신과 눈이 마주쳤다. 동자신은 들킨 걸 눈치채자마자 급히 도망치려 했지만, 새벽이 재빨리 불러세웠다. "동자신님!! 혹시!! 초콜릿 드시고 싶지 않으세요!?" "초...초콜릿?!" 그 한마디에 동자신의 눈이 반짝였다. 망설이던 발걸음이 자연스럽게 새벽 쪽으로 향했다. 새벽은 초콜릿을 건네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동자신은 눈치를 보더니, 결국 초콜릿을 받아 들고는 여태 있었던 일을 조금씩 털어놓기 시작했다. 새벽은 앞이 컴컴해지는 기분이었다. 가슴을 세게 얻어맞은 것처럼 욱신거렸고, 이유도 없이 눈물이 핑 돌았다. 전부 자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짓눌렀다. 지금 태강은 사경을 헤매고 있는데, 정작 자신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뿐이었다. "...아주 쌍으로 지극정성이다..." 새벽이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던 선녀신이 비아냥거리듯 말했다. 새벽은 고개를 들고 선녀신에게 다가갔다. "...선녀님...제가 뭐라도 할 수 있는 거 없을까요..?" 애초에 이 모든 일이 새벽 때문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선녀신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야, 꼬맹이. 니가 뭘 한다고 하네 마네야.... 음...? 가만 보자...?" 선녀신은 깨져버린 부적 틈으로 새벽의 내재된 탁기를 들여다봤다. 보는 순간 식은땀이 날 정도였다. 이건 사람이 아니라, 걸어다니는 나락에 가까웠다. 문득, 선녀신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이 정도의 압도적인 탁기라면, 지금 태강에게 붙어 있는 탁기쯤은 그대로 짓눌러버릴 수 있었다. 방법은 단순했다. 태강에게 붙은 탁기를 새벽에게 옮기는 것. 바닷물에 물 한 바가지 더 붓는다고 달라지는 게 없는 것처럼, 새벽이 가진 탁기는 이미 그 수준을 한참 넘고 있었다. 방법을 설명하자, 새벽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그러려면...우훗..." 선녀신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귓가에 속삭였다. 순간 새벽의 얼굴이 확 붉어졌다. 아무 말도 못한 채 멍하니 서 있자, 선녀신이 슬쩍 떠봤다. "...못하겠어?" "아...아뇨...그건 아닌데..." 새벽의 손이 떨렸다. 몸도 같이 떨리고 있었다. 두려워서가 아니라, 전혀 다른 종류의 감정 때문이었다. 그렇게 선녀신을 따라 다시 태강의 방 앞에 섰다. 행랑어멈이 막아섰지만, 선녀신이 고개를 까딱하자 조용히 길을 터줬다. 방 안으로 들어간 새벽은 사경을 헤매고 있는 태강의 이마에 맺힌 땀부터 닦아주었다. "야...!! 니가 왜...콜록...허어...나가...얼른!!" "..." "나가라고!!" "...형, 가만히 있어요. 그러다 덧나요." 기운도 없는 몸으로 밀어내는 태강을 보자, 이상하게 가슴이 더 아파왔다. 온몸이 불덩이처럼 달아올라 있었다. 새벽은 침을 한 번 삼켰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태강의 옷을 한 겹씩 벗기기 시작했다. "너...?! 너 이 새끼 지금...콜록...허억...뭐 해...?!!!" 태강이 저항해봤지만, 새벽은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 그렇게 옷이 모두 벗겨지고, 태강이 헐벗은 상태가 되었을 때... 새벽도 망설임 없이 자신의 옷을 벗어버렸다. 그제야 상황을 눈치챈 태강이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새...새벽아...안 돼...하지 마...제발...그러지 마..." "...." 하지만 새벽은 멈추지 않았다. 그대로 태강을 끌어안았다. 불덩이처럼 뜨거운 피부가 그대로 맞닿았다. "...나중에 얼마든지 혼날게요...그러니까 오늘은...말 안 들을래요..." 태강은 몇 번이고 밀어내려 했지만, 그럴수록 새벽은 더 세게 끌어안았다. 결국 힘이 빠진 태강이 그대로 새벽에게 기대듯 무너지자, 새벽은 더욱 단단히 감싸 안았다. "...이번엔...제가 형 지킬게요...그러니까..." 그렇게 안은 채로, 새벽은 천천히 태강을 내려다봤다. 한동안 시선을 떼지 못하다가, 침을 한 번 삼켰다. 그리고... 그대로 입을 맞췄다. ============================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고 퍼왔습니다. 저작권 : 마늘바게트 님. ============================
2026-05-05
소설방
MZ박수무당, 낭군이 남자라니-6- (펌)
태강은 잠시 쉬는 시간을 틈타 커피를 연달아 들이붓고 있었다. 어제부터 다시 허락된 무업 때문인지 신당 앞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하... 죽겠다..." 이미 몇십 명이 넘는 점사를 본 상태였다. 슬슬 목이 아프고 기운도 빠지기 시작했다. 점사라는 게 신령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신력을 소모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래는 하루 인원을 정해놓고, 말 그대로 한정 판매하듯 점사를 봐왔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돈이 많이 필요해진 만큼 가능한 한 많은 일을 받아야 했다. 점사뿐만이 아니었다. 예약된 굿, 부적, 축원기도까지 일정이 산처럼 쌓여 있었다. "...그러다 우리 태강이 쓰러지겠다... 조금만 줄이자... 응...?" 선녀신이 안쓰러운 눈으로 태강을 바라보며 그의 머리를 살며시 쓰다듬었다. "에이, 선녀님. 저 아직 젊고 팔팔해요. 커피 몇 잔이면 충분합니다." 태강은 애써 웃으며 커피를 비워냈다. 그렇게 다시 손님을 받아 저녁 8시, 신당 문을 닫기 직전 마지막 손님까지 마쳤다. 태강은 완전히 지친 기색으로 무복을 벗으려던 순간이었다. "저... 도사님..." 행랑어멈이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정말 급하다고... 제발 점사 한 번만 봐달라고 하는 분이 계시는데요..." 태강은 얼굴을 찌푸리며 손을 내저었다. "이모... 저도 쉬는 게 급해요... 내일 일찍 오라 하세요..." 몸을 돌려 나가려던 순간, 행랑어멈이 덧붙였다. "선불로 큰 거 한 장 내고 시작하시겠다고 하시던데요...?" 태강의 발걸음이 멈췄다. 잠깐의 정적이 흐른 뒤, 다시 천천히 돌아선 태강은 벗으려던 무복을 다시 여며 입고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자리에 앉았다. "이모님, 뭐하세요. 손님 기다리게 하면 안 되죠. 빨리 들이세요." 행랑어멈은 어이없다는 눈빛으로 쳐다봤지만 결국 손님을 안으로 들였다. 문을 열고 들어온 남자는 눈에 띄게 수상했다. 키도 크고 체격도 좋았지만 모자에 선글라스, 마스크까지 꽉 눌러쓴 모습이었다. 태강은 한 번 훑어보더니 한숨을 쉬며 손짓했다. "앉아요." 남자가 조심스럽게 자리에 앉으려는 순간, 태강이 부채를 탁 하고 접으며 그를 가리켰다. "사람 찾으러 왔죠?" 남자의 몸이 굳었다. "흥신소나 탐정 쓰지, 왜 여기까지 와?" 당황한 눈빛이 그대로 드러났다. 태강은 코웃음을 치며 방울을 집어 들었다. "놀라긴. 진짜배기 무당은 앉기도 전에 다 들려." 짤랑 하는 소리와 함께 공기가 미묘하게 가라앉았다. 남자는 자세를 바로잡고 고개를 숙였다. "맞습니다... 제가 정말 찾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아무리 찾아도 안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말을 다 잇기도 전에 태강의 눈빛이 확 식었다. 방울 소리가 몇 번 더 울리다가 멈췄고, 태강은 쌀 한 움큼을 집어 그대로 남자 쪽으로 던지듯 뿌렸다. "이거...아주 나쁜새끼네?! 야 이 개 새끼야." 순간 공기가 얼어붙었다. "니 명줄 붙잡아주고 니 인생 풀리게 해준 사람 등에 칼 꽂은 것도 모자라서 가슴까지 후벼파?" 남자는 그대로 얼어붙은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손이 떨리기 시작했고, 천천히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내렸다. 드러난 얼굴을 본 순간 태강이 눈을 크게 떴다. "잠깐만... 설마..." 몸을 앞으로 내밀며 자세히 보더니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서태평 씨 맞죠? 와 미친, 진짜네. 영화 봤어요. 연기 개쩔던데." 분위기가 한순간에 깨졌다. 태평은 당황한 듯 잠시 시선을 피했다가 다시 고개를 숙였다. "...비밀로 해주십시오. 정말 소중한 사람이라서..." 태강은 말없이 그를 바라보다가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오른쪽 손목, 희미하게 이어진 붉은 실이 보였다. 홍선이었다. 태강은 짧게 숨을 내쉬며 등을 기대고 앉았다. "걱정 마요. 연이라는 게 한쪽에서 죽어라 끊으려고 해도 다른 한쪽이 안 놓으면 안 끊어져." 잠깐 뜸을 들였다. "인연이든 악연이든 똑같아." 태평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보고 싶어요..... 미칠 것 같아요." 태강은 눈을 감았다가 떴다. "지금은 때가 아니래. 신령님들이." 태평의 표정이 무너졌다. 하지만 태강은 바로 말을 이었다. "그래도 당길 방법은 있어." 태평의 시선이 번쩍 들렸다. "그 사람이랑 엮인 걸 계속 만들어. 기억이든 장소든 뭐든." "예를 들면요?" 태강이 가볍게 웃었다. "그 사람이 살던 집을 산다든지." 태평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 "...그걸 왜 이제 생각했지..."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급하게 복채를 내려놓고 나가려던 순간 태강이 불렀다. "잠깐." 태평이 돌아봤다. "싸인." "...네?" "팬인데요." 잠깐 멍하던 태평이 피식 웃었다. 조용히 사인을 남기고 공손히 인사한 뒤 밖으로 나섰다. 문을 열고 나가는 순간 바람이 스치며 벚꽃잎이 흩날렸고, 그중 하나가 그의 어깨 위에 내려앉았다. 태평은 잠시 멈춰 서서 꽃잎을 바라봤다. "...오늘 따라 당신이 더...보고 싶어요..." 아주 작게 중얼거렸다. "잘 지내고 있나요....." 그 말만 남긴 채 아무 말 없이 차를 향해 걸어갔다. 마지막 손님을 내보낸 태강은 이번엔 정말 끝이라는 듯 신당을 정리한 뒤 무복을 벗었다. 그리고 옷을 갈아입고 자신의 방으로 향하려던 차였다. 그때 새벽의 방에 아직도 환한 불이 켜져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하루 종일 일하느라 새벽을 챙겨주지 못하기도 했고, 어째서인지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아잇, 개 새끼야..." 태강은 자신에게 욕을 내뱉었다. 자꾸만 새벽이 눈에 밟히는 걸 부정하려는 듯 이를 악물고 그대로 방으로 가려 했지만, 이미 발걸음은 새벽의 방을 향하고 있었다. 조심스럽게 방문을 빼꼼 열어 살짝 보기만 하려 했는데, 정작 방 안에는 새벽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응?" 이상함을 느낀 태강은 문을 조금 더 열고 고개를 내밀어 안을 살펴보았다. 그 순간, 등 뒤에서 누군가 서 있는 듯한 기척이 느껴졌다. 태강이 휙 돌아보자, 바로 뒤에 새벽이 서 있었다. 그것도 태강과 똑같이 고개를 빼꼼 내민 채 자신의 방 안을 심각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모습에 놀란 태강이 벌떡 일어나려다 그만 머리를 새벽의 턱에 부딪히고 말았다. "아, 이런 개..." "아..." 둘은 동시에 신음을 내며 부딪힌 부위를 쓸어내렸다. 통증이 가라앉자마자 태강이 먼저 입을 열었다. "갑자기 뒤에서 인기척도 없이 나타나냐?! 놀랐잖아!" "...아니, 형이 제 방을 그렇게 심각하게 노려보고 계시길래... 혹시 병원에서처럼 뭐 있나 싶어서요. 저도 얼마나 놀란 줄 아세요?"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여기가 어떤 데인데. 신령이 몇 분이나 좌정하고 있는 집에 어떤 미친 잡귀가 뒈지려고 들어와?" "그럼 제 방은 왜 그렇게... 먹이 노리는 고양이처럼 빼꼼 고개 내밀고 보고 계셨는데요?" 그 말에 태강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뭐라고 둘러대든 결국 이유는 하나였기 때문이다. 새벽이 보고 싶어서. "형?" "몰라!" 태강이 마치 고양이가 하악질하듯 "몰라!!" 하고 뒤돌아서 서둘러 자신의 방으로 향하자, 새벽은 잠시 그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급히 뒤를 쫓았다. 그리고 그대로 태강의 어깨를 덥석 잡아 돌려세웠다. 갑작스러운 새벽의 행동에 당황한 태강은 몸이 굳은 채 뚝딱거렸다. 새벽은 그런 태강을 보며 조심스럽게 이마에 손을 얹었다. "...열은 없는 거 같은데...?" 예상치 못한 접촉에 태강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아... 으...? 어... 음...?!" "형...?" "아, 아잇! 개 새끼야!" 태강은 자신도 모르게 새벽을 거칠게 밀쳐내며 거리를 벌렸다. 겨우 숨을 고르며 서 있던 태강의 심장은 미친 듯이 뛰고 있었고, 얼굴은 다시 붉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방금 전 그 따뜻한 손길 한 번이 심장에 불을 지른 것처럼 온몸이 반응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 새벽은 난처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전... 그냥 형 얼굴이 빨갛길래... 감기라도 걸린 건 아닌지 걱정돼서요..." "그, 그럼! 말로 하든가... 갑자기 그러니까 놀랐잖아!" 새벽은 그제야 이해했다는 듯 "아..."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사과했다. "죄송해요... 화나셨어요?"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가서 공부나 해. 공부 잘하나 보러 온 것뿐이니까!" 태강은 자신이 너무 거칠게 말만 한 건 아닐까 싶어서 한숨을 푹 쉬더니 다시금 새벽에게 다가서서 말했다. "...나 원래 이런 놈이니까.. 말을 좀 쌔게 하는 건 알지..? 혹시나 하는데 맘에 담아두지 마라.." "충분히 좋은 사람인 건 제가 더 잘 아는데요... 보세요... 저요... 제가 살아있는 증거잖아요." 태강은 이제는 생기가 어느 정도 돌아온 새벽의 눈빛을 보자 묘하게 안심이 되면서도, 가슴 한켠이 찌르르 아려왔다. 그렇게 태강은 오늘 하루도 고생했다며 새벽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고 돌아가려 했다. 그때였다. 새벽이 또 아무렇지 않게 태강의 손을 깍지 끼듯 잡아버렸다. 순간, 태강의 몸이 그대로 굳었다. 마치 벼락이라도 맞은 것처럼 전율이 훑고 지나갔고, 심장은 통제 안 되게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불안해서요." "아....어..?" "...불안할 때마다... 형이 이렇게 손잡아주면 좀 괜찮아져요." 태강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결국 손을 빼지 못한 채, 그대로 새벽과 나란히 앉았다. 둘은 그렇게 손을 잡은 채로 오늘 있었던 일들을 하나씩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특별한 내용은 아니었지만, 이상하게도 그 시간이 길게 이어졌다. "어머~ 쟤들 봐라?" 어디선가 들려오는 선녀신의 낄낄거리는 목소리에 태강이 화들짝 놀라더니, 잡고 있던 손을 급하게 놓아버렸다. "...??" 갑작스러운 행동에 새벽이 의아한 표정으로 다시 손을 잡으려 하자, 태강은 그 손을 탁, 탁 쳐내며 뒤돌아섰다. "그만해라 좀!" 그대로 쿵쾅거리며 방을 나가버리는 태강의 뒷모습을 보며, 새벽은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 "...진짜 고양이 같다..."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린 말과 함께, 새벽의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가 번졌다. 다음날 아침이 되자 평소보다 훨씬 푸짐하게 차려진 식탁을 본 태강이 행랑어멈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행랑어멈은 근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도사님은 빡센 일정 소화하려면 잘 드셔야 하고, 새벽 총각은 공부하려면 좋은 거 먹고 힘내야 하니까요." "아니 이모... 그러다 이모가 먼저 쓰러져..." "아유~ 도사님이 제 명줄 길다면서요? 그 긴 명줄... 여기다 쓰렵니다. 그게 제 낙이에요." 행랑어멈이 방긋 웃자 태강과 새벽은 괜히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고맙다는 말로도 부족한 기분이었다. 식사를 마친 뒤 태강이 수저를 내려놓으며 새벽을 보았다. "당분간은 바빠서 신경 못 써줄 거 같은데... 뭐 애도 아니고 혼자 잘할 수 있지?" 새벽은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에 태강은 괜히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너 웃을 줄도 알았냐?" "그러게요... 저도 몰랐네요." 짧은 웃음이 오간 뒤 각자의 자리로 흩어졌다. 한참 문제집을 풀던 새벽은 다른 과목 교재가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결국 외출을 해야 했는데, 문득 태강의 말이 떠올랐다. '외출할 거면 나한테 말하고 가라.' 신당 쪽으로 향해 말을 하려던 순간, 대문 밖까지 이어진 긴 줄이 눈에 들어왔다. 사람들로 꽉 찬 풍경에 새벽은 잠시 멈춰 섰다. 그제야 태강이 얼마나 바쁜지 실감이 났다. "...잠깐 나갔다 오는 건데... 뭐 일 있겠어..." 결국 말하지 않은 채 밖으로 나섰다. 퇴원 이후 거의 2주 만의 외출이었다. 바깥 공기는 낯설면서도 묘하게 가벼웠다. 휴대전화로 길을 찾아 서점에 도착했고, 필요한 교재를 고르던 중이었다. 지끈. 갑자기 머리가 조여오듯 아프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알아들을 수 없는 속삭임이었다. 하지만 곧, 또렷한 목소리로 변했다. 주변은 조용한데, 분명히 들렸다. "...야 저기 여자 봤냐?" "개 꼴리게 생겼는데? 기도 약한데 오늘 밤 귀접 한 번 가볼까?" "같이 가자 색마 새끼야 낄낄..." 새벽은 순간 숨이 막혔다. 영청. 분명 태강이 말했던 그 현상이었다. 병원에서 겪었던 기억이 떠오르며 식은땀이 흘렀다. 눈을 꽉 감고 애써 무시하려 했다. 하지만 그때였다. 몸 안에서 스멀스멀 탁기가 새어나왔다. "어? 뭐야?" "야 너도 맡았냐? 냄새 난다." "이거... 존나 맛있는데?" 소리가 뚝 끊기더니, 곧바로 수십 개의 기척이 동시에 몰려왔다. "이새끼한테서 나는 거 같은데?" 귀 바로 옆에서 숨을 들이마시는 소리. 킁킁거리는 기척. 새벽의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방금까지 몇 개 안 되던 소리가 순식간에 수십 개로 불어났다. 숨이 가빠졌다. 책을 덮고 그대로 서점을 빠져나왔다. "야 근데 얘... 우리 보이는 거 아니냐?" "박수는 아닌데?" "귀문 열린 거 아니야?" "진짜면 재밌겠는데?" "야! 너 우리 보이지?!" 새벽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이를 악물고 걸었다. 아직은 들리기만 하는 상태였다. 무시하면 버틸 수 있었다. 걸음이 점점 빨라졌다. '조금만... 조금만 더 가면...' 태강의 집이 가까워질수록 숨이 더 가빠졌다. 등 뒤에서 수십 개의 시선이 따라붙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야 안되겠다. 저 새끼 신당 들어간다. 막아!" 갑자기 다리가 멈췄다. 몸이 굳었다.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움직이지 않았다. 그때였다. "야 니들 뭐야? 안 가?" 어린아이 목소리였다. 순간, 비명 같은 소리가 터졌다. "히익?! 동자신이다!" 우르르 흩어지는 기척. 방금까지 가득했던 존재들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굳어 있던 몸이 풀렸다. 새벽은 숨을 몰아쉬며 겨우 균형을 잡았다. 동자신이 팔짱을 끼고 새벽을 노려보며 말했다. "형! 태강이 형이 함부로 나가지 말라 했지?! 다 이를 거야!" 새벽은 다시 한 번 숨을 크게 내쉬었다. 아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몸이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저... 제가 비록 보이진 않아도... 들리거든요... 동자신님?" "응??"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살았습니다..." "...고마우면 형 주머니에 그 사탕 안 먹을 거면 나 주던가." 동자신의 말에 새벽은 주머니에서 사탕을 꺼냈다. 동자신은 그걸 냉큼 가져가더니 만족한 듯 기운을 흩뿌렸다. "이따가 태강이 형 일 끝나면 신당에 내 자리에 놔줘~" 애교 섞인 목소리를 끝으로 기척이 사라지자, 새벽은 터벅터벅 걸어 방으로 향했다. 잠시 멍하니 벽을 바라보았다.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방금 겪은 일은 온몸이 굳어버릴 만큼 소름 끼치는 경험이었다. "...이런 걸 어릴 때부터... 계속 겪어왔다고...? 난 들리기만 했는데... 형은..." 문득 태강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동안은 그저 원래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자신과는 다른 사람이라고 단정 지었었다. 하지만 직접 겪어보니 달랐다. 가슴이 먹먹해졌다. 눈물이 고일 듯 차올랐다. 그때였다. 붉은 홍선이 요동쳤다. 점사를 보던 태강은 갑작스러운 감정의 파동에 얼굴이 굳었다. 설명할 수 없는 불안감이 가슴을 파고들었다. 이건 분명 새벽 쪽에서 올라온 감정이었다. 태강은 점사를 급히 마무리하고 잠시 쉬겠다고 말한 뒤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신발도 제대로 신지 못한 채 무복 차림 그대로 복도를 가로질렀다. 방문을 벌컥 열었다. 침대 위에 웅크리고 있던 새벽과 눈이 마주쳤다. 탁기는 신령들의 기운에 눌려 있었지만, 감정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태강이 다가가려는 순간이었다. 새벽이 벌떡 일어나더니 그대로 태강을 끌어안았다. "...!" 태강의 몸이 그대로 굳었다. 전류가 흐르듯 전신이 떨렸고,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야... 야... 너 갑자기 왜 이래?! 무슨 일 있어?!" "...형이 너무 안쓰러워서요... 얼마나 힘들었어요... 그동안..." 새벽이 꽉 끌어안은 탓에 태강의 얼굴은 자연스럽게 가슴팍에 묻혔다. 체온과 함께 은은한 향이 스며들었고, 그게 더 크게 심장을 자극했다. 등 뒤로는 미세하게 떨리는 숨과 함께 눈물이 떨어지는 기척까지 느껴졌다. "아... 눈물은 좀 에바인데...? 왜 그래... 갑자기... 어?" 평소 같았으면 바로 밀어냈을 태강이었지만, 이번에는 그러지 못했다. 대신 어색하게 손을 올려 등을 두드렸다. 한참 후, 새벽이 조금 진정되자 둘은 나란히 침대에 앉았다. 새벽이 조용히 방금 있었던 일을 털어놓았다. "너... 결국 말 안 하고 나갔구나... 내가 왜 말하고 나가라고 했는지 알겠지..." 처음엔 화가 섞인 목소리였지만, 이내 힘이 빠졌다. "처음 겪으면 당연히 무서워... 이상한 게 들리고 느껴지면... 버티기 힘든 게 정상이고... 특히 너는..." 말끝이 흐려졌다. "...손잡아주세요." 태강은 잠시 멈칫했다가 아무 말 없이 손을 내밀었다. 새벽의 손이 바로 깍지 끼듯 맞물렸다. "...문득 형 생각이 났어요. 이런 걸 평생 겪어왔을 거 생각하니까... 너무 안쓰럽고... 갑자기 감정이 올라오더라고요." 그 말에 태강의 표정이 순간 굳었다. 가슴 한쪽이 찌르듯 아렸다. 누군가가 이렇게까지 자신을 걱정해준 적이, 정말로 오랜만이었기 때문이다. "아우... 엠병은... 나야 원래 무당 팔자라서 그런 거니까... 신경 쓰지 마라..." 잠시 무언가 고민하던 태강은 자리에서 일어나 신당으로 향했다. 그리고는 가장 좋은 경면주사를 꺼내 기름에 정성스럽게 개기 시작했다. 손놀림이 평소보다 훨씬 느리고 신중했다. 이내 신력을 쥐어짜듯 끌어올리며 낮게 진언을 읊조렸고, 그 기운을 그대로 실어 부적을 써 내려갔다. 한 획 한 획에 힘이 실렸다. 그렇게 완성된 부적을 조심스럽게 접어 작은 주머니에 넣은 뒤, 태강은 다시 새벽에게 돌아왔다. "앞으로 나갈 때 이거 꼭 몸에 지니고 다녀." "...이건..." "부적이다 이놈아. 이게 있으면 영청은 못 막아도 적어도 아까 같은 일은 안 당한다. 일종의... 투명망토 같은 거지." "...저 정말 나가도...될까요..." "그럼 평생여기에 갇혀살게? 그 부적만 있으면 걱정할 일 없으니까...앞으로 조심하구..." 새벽은 말없이 그걸 받아들었다. 태강은 한 번 더 새벽을 바라보았다. 걱정이 그대로 묻어나는 시선이었다. 자신도 겪어봤던 일이다. 이유도 모른 채 들려오는 소리, 설명할 수 없는 공포, 현실이 무너지는 느낌. 그걸 처음 마주했을 때의 감각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신경이 쓰였다. 그래서 더 마음이 쓰였다. 홍선 때문일까. 아니면 그걸 떠나서 이미 너무 깊게 얽혀버린 걸까. 태강은 잠시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시선을 거두지 못했다. "...그래도 가능하면 엮이려고 하지마. 영적인 일에 더 간섭하거나 간섭받으면 귀문이 더 열릴 거야. 그러면 영안까지 트이게 될 건데..." 태강이 말끝을 흐리며 더 말을 잇지 않으려 하자 새벽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트이면요...?" "...영청까진 괜찮아. 못 들은 척하면 그만이니까. 근데 영안은 달라. 못 본 척하려 해도, 무시하려 해도...잘 안 돼. 그러니까 그런 일 없게 조심해. 알았지?" 걱정이 묻어나는 태강의 말에 새벽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태강이 준 부적 덕분인지 영청 자체는 막지 못했지만, 서점에서 겪었던 일 같은 상황은 더 이상 벌어지지 않았다. 그 덕에 새벽은 비교적 편하게 외출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어느 순간부터는 들려오는 소리들을 완전히 두려워하기보다는, 마치 잡음 섞인 라디오를 듣듯 흘려보내는 데 익숙해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공원 벤치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르고 있던 새벽의 귀에 갑작스럽게 날카로운 목소리가 꽂혀 들어왔다. "도와주세요!! 제발!!!" 영혼을 긁는 듯한 처절한 절규였다. 앳된 목소리였지만 그 안에 담긴 절박함은 듣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힐 정도였다.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현실의 사람 중에 그렇게 외치는 이는 없었다. 새벽은 순간적으로 또 귀신의 소리겠거니 하고 고개를 돌렸다. "제발요... 우리 아이가 아파요!! 병원... 병원 가야 하는데... 집에 아무도 없어요!! 제발요!!" 점점 울음이 격해지며 거의 괴성에 가까워지자, 새벽의 발걸음이 멈췄다. 그냥 가면 된다. 못 들은 척하면 된다. 머리로는 그렇게 판단하고 있었지만, 귀에 맴도는 그 절규가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다. "...딱 한 번만..." 작게 중얼거린 새벽은 결국 돌아섰다. "...어디신데요?" 하지만 아무 반응이 없었다. 여전히 일방적인 울부짖음만 이어졌다. 그때 새벽은 문득 부적의 존재를 떠올렸다. 혹시 이것 때문인가 싶었다. "우리아이... 천식이 있어요... 지금 쓰러졌는데... 집에 아무도 없어요!! 제발!! 이러다가 우리 아이도 죽어요!!!" 목소리는 점점 더 처절해졌다. 새벽은 결국 이를 악물고 주머니에서 부적을 꺼냈다. 잠시 망설였지만, 이내 찢어버렸다. "...들리세요?" 그 순간, 울부짖던 목소리가 멈췄다. "제... 목소리가 들리세요?!" "네! 그러니까 어디에요!" 다급한 안내를 따라 달려간 새벽은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바닥에 쓰러져 있는 어린아이를 발견했다. 열 살 남짓한 남자아이였다. 새벽은 생각할 틈도 없이 몸을 움직였다. 숨이 멎어가는 아이에게 바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의 가슴이 다시 들썩이기 시작했다. 그대로 아이를 등에 업은 채 병원까지 달렸다. 숨이 턱까지 차오를 때까지 멈추지 않았다. 그 결과, 아이는 무사히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덕분에... 우리 아이가 살았네요..." 조용히 들려오는 목소리에 새벽이 고개를 들었다. 방금 전까지 울부짖던 그 영혼이었다. "...그냥...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한 것뿐이에요." "이제는... 미련 없이 떠날 수 있겠어요. 사실 오늘까지만 시간을 받아서... 마지막으로 아이 얼굴 보려고 했는데..." 말끝이 흐려지며 침묵이 내려앉았다. 새벽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생각 없이 뛰어든 일이었지만, 이상하게도 후회는 들지 않았다. 그때였다. 갑자기 머리를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몰려왔다. 귀 안에서 이명이 터지듯 울려 퍼졌고, 시야가 일그러졌다. 새벽은 눈을 세게 비비며 균형을 잡으려 했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 온몸에 식은땀이 쏟아졌다. 병원 안이...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복도 구석마다 서 있는 검은 형체들, 아무렇지 않게 병실을 드나드는 존재들, 침대 곁에 붙어 있는 흐릿한 영혼들, 음식 냄새를 맡고 몰려든 객귀들, 그리고... 저승사자. 그 모든 것이, 너무도 선명하게 보였다. "...아..." 숨이 턱 막혔다. 굳이 누가 설명해주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영안이 트였다. 그제야 태강의 말이 머리를 강하게 때렸다. 듣는 것과 보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말. 무시할 수 없다는 말. "...큰일났다..." 새벽은 식은땀을 흘리며, 한 걸음 한 걸음을 겨우 떼기 시작했다.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는 길도 고역이였다. 평소였다면 상상도 못 했을 만큼 많은 영혼들이 눈에 들어왔다. 반드시 잡귀나 악한 것들만 있는 건 아니었지만, 완전히 다른 세계에 들어온 것 같은 이질감에 새벽은 숨이 막힐 듯했다. 그는 서둘러 집 안으로 들어섰다. 그러나 문을 넘자마자 다시 한번 침을 꿀꺽 삼킬 수밖에 없었다. 일반적인 영혼들과는 차원이 다른 기운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천진난만하게 뛰어노는 오색 한복 차림의 동자신, 날개옷을 입은 선녀신, 갑옷을 입고 검을 휘두르는 장군신, 그리고 그 모든 존재들 사이에서 유독 정갈하고도 위압적인 기운을 풍기며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노인. 단정한 복식에 갓을 쓴 그 존재를 보는 순간, 새벽은 단번에 알아차렸다. 태강이 늘 부르던 선관도사였다. "...너, 영안이 트인 모양이구나." "...네..." 익숙한 목소리에 새벽은 더 이상 부정하지 않았다. 선관도사는 혀를 끌끌 차더니 그대로 허공을 가르며 사라졌다. 잠시 쉬고 있던 태강에게 향한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당탕 소리가 나며 태강이 신발조차 제대로 신지 못한 채 급히 달려왔다. "..너, 뭐 했어?" 차분했지만 분명히 눌러 담은 분노가 섞인 말투였다. 새벽은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모든 일을 털어놓았다. 이야기를 다 들은 태강의 얼굴이 점점 굳어갔다. 이내 그는 씩씩거리며 새벽의 멱살을 거칠게 잡아올렸다. "이 바보 같은 게! 지금 니가 남 걱정할 때야?! 지금 니가 제일 문제고 제일 큰일인데! 어?! 이 등신 같은 게... 착해 빠져가지고!" "...죄송해요..." "아휴, 됐다. 됐어! 나만 애쓰면 뭐 하냐! 그냥 니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마음대로 살아!" 분노와 허탈함이 뒤섞인 채 태강은 손을 놓아버리고 그대로 신당으로 향했다. 곧이어 술렁임이 번졌다. 오늘은 급한 사정으로 조기 마감한다는 소식에 줄 서 있던 손님들이 웅성거렸지만, 행랑어멈의 능숙한 대응 덕분에 큰 문제 없이 정리되었다. 새벽은 곧장 신당으로 달려가 문을 두드렸다. "...형...!" 그러나 안에서는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완전히 화가 난 상태였다. 더 자극하는 것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것 같다는 판단에, 새벽은 결국 발걸음을 돌려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침대에 웅크려 앉아 한참을 멍하니 있던 그때였다. 문을 통과하듯 들어오는 존재에 새벽이 흠칫 놀랐다. 선녀신이었다. "...뭐야? 영감님 말대로 진짜 영안 트였나 보네?" 새벽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얘." "..." "이 새끼가, 어른이 말하는데. 야, 너 몇 살이야? 난 이천 살도 넘었거든?" "아앗?! 죄송합니다!" 새벽이 벌떡 일어나 고개를 숙이자, 선녀신은 날개옷을 가볍게 펄럭이며 의자에 앉았다. "...태강이 화 많이 났다. 알아?" "...네. 제가 잘못했으니까요." "그럼 니가 가서 달래. 그거 너밖에 못 해." "제가요...? 더 화나지 않을까요..." 선녀신은 묘하게 웃으며 새벽의 손목 근처를 툭툭 건드렸다. 그제야 새벽의 시선에 붉은 실이 또렷하게 들어왔다. "너도 이제 보이잖아." 그제야 깨달은 듯 새벽이 그 실을 바라보자, 선녀신은 더 설명하지 않고 의미심장한 웃음만 남긴 채 사라졌다. 새벽은 잠시 망설이다가 그 붉은 실을 따라갔다. 자연스럽게 이어진 곳은 태강의 방이었다. 문 앞에 선 그는 잠시 숨을 고른 뒤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렸다. "...형." 대답은 없었다. "...저 때문에 화 많이 나신 거 알아요. 사과드리려고 왔어요. 사실... 지금은 더 화나실 것 같아서 말 안 하려 했는데... 선녀님이... 이 붉은 실이 저랑 형이..." 그 말을 끝까지 잇기도 전에 문이 벌컥 열렸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태강이 튀어나왔다. "뭐?! 뭐라고?! 선녀님이 뭐라 했는데?!" "아뇨... 그 뒤로는 말씀 안 하시고..." "아오... 이 망할 여우가..." 태강은 괜히 헛기침을 하며 시선을 피했다. 그대로 다시 방으로 들어가려던 순간, 새벽이 그의 손목을 붙잡았다. "...죄송해요. 등신같이 굴어서..." 태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도... 기분이 좋네요. 평생 이렇게까지 화를 내줄 정도로 절 걱정해주는 사람은 없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넌 지금 웃음이 나오냐?" "...이상하네요. 형만 보면 그냥 웃음이 나요. 기분이 좋아져요." 그 말에 태강은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심장이 또 괜히 요동치는 것을 애써 눌렀다. 잠시 침묵하던 그는 결국 고개를 젖히며 말했다. "...따라와." 신당 안으로 들어간 태강은 정성을 다해 기도를 올렸다. 한참 동안 이어진 정적 끝에,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새벽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낮게 입을 열었다. "벗어." "네?" "옷 벗으라고. 이미 열린 거 어쩌겠어. 할 수 있는 걸 해야지." 태강의 말에 새벽은 아무 의심 없이 옷을 전부 벗어버렸다. 그 모습을 본 태강의 시선이 순간 굳었고,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 "아, 아니! 이 노출증 환자야! 상의만 벗으라 했지 누가 전부 다 벗으래!" "아... 벗으라고 하셔서..." 새벽은 당황한 얼굴로 급히 바지와 속옷을 주워 입었다. 태강은 괜히 헛기침을 하며 시선을 돌렸다가 다시 집중하려 애썼다. 곧 경면주사를 개어 붓에 묻히고는 새벽의 몸 위에 부적을 그리기 시작했다. "혀, 형...?" "니가 쓸데없이 부적 찢어버리니까 아예 못 찢게 하는 거다. 왜, 불만 있어?" 그 말에 새벽은 고개를 저었다. 조용히 숨을 고르며 가만히 서 있었다. 한 획 한 획 부적을 새겨 내려가던 태강은 문득 손끝에 닿는 단단한 근육을 느끼고 중얼거렸다. "짜식... 평생 일만 했다면서 몸은 또 좋네. 운동할 시간은 있었냐?" "...형,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군대 가서 구르고, 전역하고 공장에서 4년 동안 무거운 거 들고 나르고 해보세요. 이렇게 안 되나..." "그래... 체력 하나는 자신 있겠네." "덕분에요." 짧은 대화가 오가는 사이, 태강의 붓이 옆구리를 스쳤다. 순간 새벽의 몸이 움찔했다. "아...!" 간지러움을 참지 못한 새벽이 반사적으로 태강의 양팔을 붙잡았다. "뭐 하는 거야!" "형... 죄송한데... 너무 간지러워서..." "아, 놔. 마저 해야 하잖아." "아니, 근데 진짜 좀..." 실랑이가 이어지던 그 순간, 발이 엉키며 중심이 무너졌다. 둘은 그대로 함께 넘어졌다. 태강이 아래에 깔리고, 새벽이 위로 덮치듯 엎어진 자세. 순식간에 거리가 사라졌다. 태강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숨이 가빠졌다. 머릿속이 하얗게 비어버린 것 같았다. 위험했다. 이대로 있으면 무슨 사고라도 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문제는 새벽도 마찬가지였다. 아래에 깔린 태강을 내려다보는 순간, 이유를 알 수 없는 감정이 치밀어 올랐다. 심장이 쿵쾅거리며 이상하게 시선을 떼지 못했다. 잠깐의 정적. 서로의 시선이 맞물린 채 시간이 멈춘 것처럼 흘렀다. 그때였다. "어머, 아무리 그래도 신당 안에서 이러는 건 아니지 않나? 호호호." 선녀신이 족자 사이로 고개를 빼꼼 내밀며 음흉하게 웃었다. 그 한마디에 둘은 동시에 정신이 돌아왔다. "아니! 선녀님! 제가 BL 좀 그만 보라고 했죠!" "...으, 아... 형, 죄송해요..." 둘은 허둥지둥 떨어져 나왔다. 서로를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한 채 괜히 딴청을 피했다. 방 안에는 묘한 정적과 함께, 아직 식지 않은 열기만 남아 있었다. ============================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고 퍼왔습니다. 저작권 : 마늘바게트 님. ============================
2026-05-04
소설방
일반 마사지샵에서의 특이한 경험 ㅋㅋ (펌)
[댓글]
와 ㅋㅋ 태국마사지가면 남자마사지사 있냐고 물어보고싶은대 매번 ㅋㅋ 좋네요
2026-05-04
사우나/찜방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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